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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6명…민주당 시장, 구미에 문 연 박정희역사관 성적표

중앙일보

입력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시실.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시실.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하루 최저 146명, 최고 489명 입장'
두 달 전 159억원을 들여 경북 구미에 문을 연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하 박정희 역사관)' 입장객 숫자다. 박정희 역사관은 지난 6월 30일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시범 개관했다. 수장고·전시실 등을 갖춘 3층 건물에 연면적 4358㎡ 규모다. 박정희 역사관은 오는 28일 정식 개관한다.

구미에는 박정희 생가, '박정희로(路)', 박정희 체육관, 박정희 동상이 있다. 그야말로 구미는 '박정희 도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박정희 역사관 개관 성적표는 초라하다.

박정희 역사관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 달간 역사관을 찾은 이용객은 평일 200여명, 주말 400여명이며, 두 달 누적 이용객은 1만3622명이다. 하루 최소 입장객 146명은 지난달 24일에, 하루 최다 입장객 489명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기록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무료입장에 매주 월요일만 휴관하고 있지만, 아직 시범 개관 기관이라서 홍보가 덜된 것 같다. 오는 28일 정식 개관을 하고 홍보에 힘을 쏟으면 이용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시실.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시실.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구미시장은 줄곧 국민의 힘 소속이 당선됐다. 그러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다. 이른바 진보 성향 단체장 당선되기는 처음이었다.

이후 앞선 보수정당 단체장이 계획해 추진 중인 박정희 역사관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었다. ‘박정희’를 빼고 그냥 역사자료관으로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부터 아예 역사관 자체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시 시설이 이념 갈등의 중심에 자리 잡은 듯한 분위기였다.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경.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전경. [사진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우여곡절 끝에 역사관은 지었다. 하지만 개관이 두 번이나 미뤄졌다. 역사관은 당초 지난해 연말 문을 열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3월로 미뤄지더니 결국 6월 마지막 날로 최종 연기됐다. 이마저도 시범 개관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내부 전시품 선정,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 전시 주제 선정, 박 전 대통령 유품 관리와 이전 문제 등을 조율하고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있는 '박정희 동상’. [중앙포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있는 '박정희 동상’. [중앙포토]

박정희 역사관은 박 전 대통령 유품 5649점을 보관 중이다. 이들 유품도 현대식 수장고와 전시실에 자리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이들 유품은 역사관을 다 짓고 다른 지역 수장고 등에 있다가 옮긴 게 아니다. 2004년 구미시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으로부터 위탁받아 구미 선산출장소 2층 일반 사무실에 넣어뒀다. 출장소 사무실에 항온‧항습기를 설치해 오랜 시간 보관해왔다.

유품은 한국(삼성)과 일본(산요) 전자 회사가 함께 만든 TV, 나무 전축, 기어가 달린 자전거, 패브릭 소파, 가죽 슬리퍼, 상패, 재떨이 등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사용한 물품과 외교 활동으로 받은 선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박정희 역사관은 정식 개관에 앞서 개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어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해 박 전 대통령 유품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구미 공단 관련 대기획 전시도 진행할 계획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역사관 개관 전 열린 한 행사 인사말을 통해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이 어르신들에게는 박 전 대통령의 옛 향수를 느끼게 하고 청소년들에겐 구미 근현대 역사와 산업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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