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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낭만주의 음악을 이끈 천재 쇼팽, 경제는 ‘무’개념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반려도서(87)  

『쇼팽의 낭만시대』

송동섭 지음 / 뮤진트리 / 2만2000원

쇼팽의 낭만시대.

쇼팽의 낭만시대.

쇼팽은 39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피아노곡 200여 편을 작곡했고, 여류 작가 조르즈 상드와의 연애로 유명세를 치렀으며, 로스차일드 가문과의 인연, 많은 예술가·작가와의 친분 등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생을 장식한 점에서 어떤 음악가보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곡가다. 이 책은 중앙일보 [더,오래] '쇼팽의 낭만시대'라는 이름으로 약 1년 3개월에 걸쳐 연재한 글을 기초로 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프레데릭 쇼팽은 폴란드 출신으로 21세의 나이에 파리에 진출해서 그곳에서 활동하다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낭만파 음악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 책은 작곡가 쇼팽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와 주변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쇼팽을 중심으로 그의 주위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화를 통해 그의 삶과 음악, 그리고 동시대의 여러 단면을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경제 개념이 제로에 가까웠던 쇼팽의 일면이다. 쇼팽이 장갑을 사는데 꽤 많은 돈을 썼다는 이야기가 일례다. 어려서부터 상류층 자제들과 어울려 지냈고 성실하고 헌신적인 아버지의 지원으로 어려움 없이 자란 덕에, 쇼팽의 패션 감각과 고급 취향은 당시 모두가 인정할 만큼 특별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쇼팽의 삶에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언급한 사람은 단연코 조르주 상드이다. 기혼 상태였으나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파리에 와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 조르주 상드는 자유분방한 연애로도 유명했다. 당시 세간의 사람들은 상드를 ‘스캔들 메이커’로 여겼고, 그 호칭은 지금까지도 상드에게 따라붙는 수식어지만 저자는 피상적인 평가에 가려진 상드의 여러 면을 소개한다. 슈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사회적 의식을 지닌 정치 참여가,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쇼팽을 돌보았던 연인인 그는 쇼팽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은 쇼팽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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