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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누가 돼도 주택공급은 확대…바닥 찍은 ‘엘리베이터주’[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2021.09.04 08:00

한국 기업사에서 현대그룹만큼 얘깃거리 많은 곳도 없을 겁니다. 직계·방계를 포함해 뿌리를 뻗어 나간 기업집단만 10개가 넘으니 파워가 여전하죠. 이름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 옛날 그룹 로고를 그대로 쓰는 ‘현대그룹’은 여전히 있습니다. 물론 규모는 많이 쪼그라들었죠. 전자·건설·증권·상선 등을 떠나보냈고, 사활을 걸었던 대북사업은 마땅한 결과물이 없었습니다. 지금 현대그룹을 지탱하는 주력 회사는 현대엘리베이터(종목명은 쓰다 만 듯 현대엘리베이!).

언택트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N:EX(넥스). 현대엘리베이터

언택트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N:EX(넥스). 현대엘리베이터

이름에 다 쓰여 있네요. 엘리베이터 만드는 회사입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잘 살펴보면 제조사 브랜드가 쓰여 있는데요.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점유율은 약 40%. 국내시장에선 파워가 꽤 셉니다. 글로벌 단위로 가면 10위권 정도! 에스컬레이터도 잘 만듭니다.

전반적으로 실적도 주가도 무겁습니다. 물론 뭐 엘리베이터가 어느 날 갑자기 엄청 팔리거나 하진 않으니까요. 지난해 매출은 1조8200억원. 2019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 주가는 최근 5만원을 오가고 있는데요. 이는 코로나 충격 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수많은 종목이 코로나 랠리를 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죠.

자회사 연결 매출을 제외하고 85% 정도가 엘리베이터 관련 매출입니다. 크게는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설치(보수 포함)하는 거로 나눌 수 있죠. 아무래도 이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주택공급량입니다. 아파트를 지어야 엘리베이터도 설치하니까요. 그런데 2015년을 정점으로 분양 물량이 감소하면서 좋은 실적을 내긴 어려운 상황이었고, 약간 회복하던 지난해엔 역시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엘리베이터 이미지. 셔터스톡

엘리베이터 이미지. 셔터스톡

그렇지만 실적도 주가도 이제 바닥은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일단 주택 공급. 돌아보면 2018년 이후 집값은 계속 오르고, 부동산 시장은 계속 과열 상태!! 시작부터 공급 정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정부도 이젠 확실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급 계획을 연이어 내놓고 있죠. 규제 완화, 재개발 절차 간소화 등을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영향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는데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거든요. 여당 유력 후보는 기본주택으로만 1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하고, 야당 후보는 전국 250만호 신규주택 공급을 선언. 누가 당선될 진 알 수 없고, 구체적인 추진 방법도 차이가 있겠지만 ‘공급’이 핵심 키워드인 한, 엘리베이터 공급 역시 증가할 게 분명합니다.

안전점검 중인 엘리베이터. 셔터스톡

안전점검 중인 엘리베이터. 셔터스톡

엘리베이터는 설치로 끝나지 않는데요. 워낙 안전을 중요하다 보니 유지·보수 또한 하나의 큰 시장! 인구밀도가 높고, 고층빌딩이 많은 한국에선 특히 그런 편입니다. 승강기안전관리법이 규제를 담당하는데요. 2년 전 대대적으로 정비! 유지·보수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인증대상 부품도 늘리고, 검사 방식도 더 엄격하게 하도록 바꿨죠.

현대엘리베이터

회사 입장에서 일하기는 좀 힘들어졌지만 이만한 호재도 없습니다. 낡은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려는 수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엘리베이터가 철로 만들긴 하지만 천년만년 쓸 수 없습니다. 보통 15년~20년을 교체 주기로 보는데 서울 아파트의 약 50%는 준공한 지 20년 이상 됐습니다. 1~2기 신도시의 교체 물량도 기대할 만하죠. 앞으로 일감 걱정 크게 안 해도 된다는 의미!

인구가 많지 않아도 고층 건물이 워낙 많다 보니 한국은 이 업계에서 작은 시장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내수용은 한계가 분명. 기술력도 있고, 안정적이지만 이 회사의 성장성엔 의문부호가 붙었던 게 사실.

중국 상하이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중국 상하이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그래도 씨앗은 뿌렸습니다. 지난해 11월 오랫동안 공을 들인 상하이 공장의 생산이 시작됐는데요. 연 2만5000대 생산(에스컬레이터 포함) 능력을 보유했죠. 중국 시장 공략이 잘 된다면 크게 점프할 기회를 잡을지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제 현대그룹의 중심. 그룹의 정통성을 가진 현대아산을 자회사(73.9%)로 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북경협주로 분류되는데요. 남북관계 이슈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요동칩니다. 남북 간 해빙 모드가 찾아오면 당연히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대선을 앞둔 상황, 당장 빅 뉴스가 들려올 것 같진 않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음!!

※이 기사는 9월 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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