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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서 힌트 얻은 묘수…석회석 캐던 그곳 ‘에머랄드빛 절경’ [e즐펀한 토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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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무릉 별유천지’, 수심 27m 호수에 감탄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 별유천지’.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채석장이 있던 산 위 ‘절벽전망대’에 서자 에메랄드빛 호수 2곳이 한눈에 들어왔다.

호수 주변엔 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는 산과 새로 조성한 라벤더 정원 등이 있어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동해시청 김수덕 주무관은 “40년 넘게 석회석을 캐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겨난 호수”라며 “깊은 곳은 수심이 27m에 달하고 물고기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무릉 별유천지는 2017년부터 석회석 광산인 삼화동 무릉3지구를 복합체험관광지구로 조성하는 곳이다. 별유천지란 ‘하늘 아래 경치가 가장 좋은 곳으로 속세와 떨어져 있는 유토피아’를 의미한다. 총 93만4890㎡ 부지 중 1단계 관광단지사업이 마무리돼 이르면 9월 말 일반에 공개된다.

스위스 산악지역서 ‘스카이글라이더’ 찾아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3지구로 불리던 ‘무릉별유천지’ 전경.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채석장이 있던 곳이다. 박진호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3지구로 불리던 ‘무릉별유천지’ 전경.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채석장이 있던 곳이다. 박진호 기자

별유천지엔 국내에선 보기 힘든 체험 시설이 많다. 독수리 모양을 한 체험시설인 ‘스카이 글이더’가 대표적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스카이 글라이더는 탑승 후 675m를 40㎞ 속도로 후진해 정상까지 올라간 뒤 다시 70㎞ 속도로 내려오는 체험을 한다. 정상에서 10초간 멈춘 상태로 대기할 때부터 짜릿한 스릴과 공포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당초 동해시는 짚라인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이미 전국 10곳 이상에 짚라인이 설치된 점이 걸림돌이었다. 타는 곳과 내리는 곳에 운영인력 배치 문제 등 시설 유지·관리도 부담으로 떠올랐다. 이에 동해시 관계자들이 찾아 나선 곳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산악지대였다. 폐광산이 잘 개발된 나라 또한 체험관광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선진지로 삼았다.

이후 해발 2168m에 있는 스위스 그린델발트 피르스트에서 스카이 글라이더를 타본 뒤 해답을 찾았다. 국내에 없는 시설인 데다 타고 내리는 지점이 같아 다른 체험 시설과 비교해 유지·관리가 수월하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었다.

이르면 9월 말 일반에 공개 예정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 모습.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채석장이 있던 곳이다. 박진호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 모습.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채석장이 있던 곳이다. 박진호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에 있는 전망대 모습. [사진 동해시]

지난달 25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에 있는 전망대 모습. [사진 동해시]

최근 시험 운행 때 스카이글라이더에 탔던 심미리(34·여)씨는 “처음 후진으로 천천히 상공에 올라갈 때 별유천지 전체의 경관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이후 정상에 대기할부터 내려올 때까지는 짜릿한 스릴감에 타는 내내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오프로드 루지’도 스위스에서 직접 체험을 해본 후 추진한 시설이다. 무릉3지구에서 시작해 삼화유원지까지 이어진 1.64㎞ 숲길을 이른바 ‘마운틴 카트’(세바쿼차)를 타고 달린다. 도착지점까지는 15~20분이 걸리는데 달리는 동안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무릉 별유천지는 앞서 추진돼온 삼화유원지(건강생명휴양지구) 28만5093㎡와도 연결돼 있다. 오프로드 루지를 타고 내려가면 나오는 삼화유원지에는 롤러코스터형 짚라인과 알파인코스터의 설치가 한창이다.

이곳에 설치 중인 롤러코스터형 짚라인은 기존 짚라인처럼 단순히 직선 코스를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숲속에 설치된 300m 길이의 구불구불한 레일을 40㎞ 속도로 내려오는데 360도 회전 구간이 2곳이 있다. 총연장 1.35㎞의 알파인 코스터 역시 360도와 720도 회전 구간이 있다.

‘720도 회전’ 구간 갖춘 ‘알파인 코스터’ 설치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에 설치한 독수리 모양의 '스카이글라이더'. 동해시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카이글라이더 사전 탑승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동해시]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절벽에 설치한 독수리 모양의 '스카이글라이더'. 동해시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카이글라이더 사전 탑승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동해시]

지난 6월 강원 동해시 묵호항 일대에 준공된 ‘도째비골스카이밸리’에 있는 하늘을 나는 자전거 ‘스카이사이클’. 박진호 기자

지난 6월 강원 동해시 묵호항 일대에 준공된 ‘도째비골스카이밸리’에 있는 하늘을 나는 자전거 ‘스카이사이클’. 박진호 기자

별유천지는 쌍용양회가 1978년부터 40년 넘게 석회석을 캐던 곳이다. 더이상 석회석이 나오지 않자 2017년 12월을 끝으로 폐광됐다.

동해시는 거대한 폐광산을 놓고 어떤 방식으로 복구할지 고심했다. 우선 93만㎡에 이르는 폐광산을 흙으로 덮고 나무를 심는다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원칙대로 원상복구할 경우 석회석을 캐는 과정에서 생겨난 호수와 요새 같은 절벽 등이 자취를 감출 위기였다. 별유천지 내 호수 두 곳은 지하에서 용출수가 나오고 계곡에서 물이 유입돼 물고기가 살고 새들도 찾는 곳이다. 쇄석장과 이송 컨베이어 등 근대산업 유산이 사라지는 점도 문제였다.

결국 동해시는 폐광산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호수 등을 존치하기로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쌍용양회는 지난해 무릉3지구를 동해시에 기부채납했다. 관광단지 조성 과정에서 채석장에서 사용하던 90t 덤프트럭 등의 장비와 자재도 지원했다. 동해시는 향후 민간자본 유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복합체험 관광단지로 조성을 마칠 방침이다.

2027년까지 ‘복합체험 관광단지’ 조성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에 설치될 시설 조감도. [자료 동해시]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 에 설치될 시설 조감도. [자료 동해시]

강원 동해시의 삼화동 무릉3지구 개발 계획. [자료 동해시]

강원 동해시의 삼화동 무릉3지구 개발 계획. [자료 동해시]

심규언 동해시장은 “폐광지 복구는 통상 흙으로 덮고 나무를 심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경제성이 없어 친환경적으로 복구하면서 동해시에 도움되는 쪽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주변에 무릉계곡 등 아름다운 곳이 많은 만큼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힐링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40년 넘게 통제했던 인근 금곡동 계곡을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석회석을 캐기 위해 터뜨리던 폭약 때문에 출입이 막았으나 이번 관광단지 조성과 함께 예약제로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별유천지 주변에는 무릉계곡과 오선녀탕, 동해무릉건강숲, 백두대간 동해소금길 등 관광지가 즐비하다. 또 지난 6월 묵호항 일대에 준공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등에도 ‘스카이 사이클’을 비롯한 체험시설이 많다. 영화 ET 속에서 나오는 하늘을 나는 자전거 같은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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