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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그후, 미국이냐 중국이냐…석학 3인 귀띔한 ‘미래뉴스’[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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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최후의 미군,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 트위터 캡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최후의 미군,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82공수 사단장. 트위터 캡처

뉴스의 탈을 쓴 허위 정보와 주장이 넘치는 시대입니다. ‘가짜뉴스’에 대항하기 위한 최선의 무기는 ‘진짜뉴스’이죠. 더불어민주당이 “GSGG” “뭣도 모르면서”라며 밀어붙이고, 청와대가 최근까지 침묵의 방조자 역할을 했던 언론중재법이 아닙니다. 진짜뉴스를 감별하는 능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국제사회와 그 사람들에 관한 뉴스도 마찬가지이겠죠. 사실상의 섬나라인 대한민국은 국제정세가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나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뉴스에 녹아있는 깊고 넓은 함의의 스펙트럼을 국제 석학급 전문가 3인의 목소리.

독자분들의 ‘진짜뉴스력(力)’을 위해 뉴욕타임스(NYT)부터 영국 정론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국제분야 전문가들의 홈페이지 등을 뒤졌고, 보석 셋을 추렸습니다. 미국에 경도된 내용은 일부러 배제했습니다. 핵심만 요약하되 원문 링크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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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폴 케네디 예일대 석좌교수, 2012년 중앙일보를 방문했을 때 사진이다. [중앙포토]

세계적 석학, 폴 케네디 예일대 석좌교수, 2012년 중앙일보를 방문했을 때 사진이다. [중앙포토]

①폴 케네디 ‘중국의 부상이 미국의 추락을 의미하는가’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 『강대국의 흥망』저자
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기고문 발췌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미국의 힘은 정녕 쇠락의 길로 떨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만큼 국제정치 사상가들이 집중해온 질문은 없다. 최근의 아프간 사태는 그런 정서를 더욱 강하게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에겐 중국이 꾸준히 힘을 키워오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중략)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의 최강대국 시대)는 지고 아시아의 세기가 도래할 것인가. 이 질문에 ‘예스’라고 즉각 서둘러 답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probably unwise). (중략) 오늘날의 국제사회는 (미국이 소련이라는 단일 국가와 경쟁하던) 냉전 시대와는 다르다. 국제사회를 정글이라고 치면, 미국은 여러 고릴라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고릴라일 수는 있겠지만, 그런 고릴라 여러 마리 중 하나일뿐인 거다! (중략) 미국이 솔직하게 자문해야할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거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중 얼마까지를 군사적 우위를 지키는 데 지출할 용의가 있는가. 미국은 현재 GDP의 3.5%를 지출하지만, 앞으로는 4%는커녕 6% 정도는 지출해야 (군사 강국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터다. 중국이 더 공격적으로 국방예산을 지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미국엔) 끔찍한 생각이지만 실제로 제대로된 토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중략) 오늘날의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우위의 문제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 정부가 내놓는) 통계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중략) 내가 (1987년 펴냈던) 『강대국의 흥망』의 개정증보판을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걸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매 10년마다 꾸준히 중국의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는데만 집중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은 아마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도전이란, 자국만큼이나 덩치가 큰 녀석이 같은 골목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원문링크: https://www.economist.com/by-invitation/2021/09/01/paul-kennedy-on-whether-chinas-rise-means-americas-fall

②민신페이 ‘중국이 미국을 앞서지 못할 이유’  

중국 상하이 출생, 미국 클레어몬트매켄나대 교수
지난달 30일 이코노미스트 기고문 발췌

민신페이. 중국계 미국학자다. [중앙포토]

민신페이. 중국계 미국학자다. [중앙포토]

“아프간에서 미국이 철수하는 과정의 혼란을 지켜보며 중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힘이 쇠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가장 최근의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자들의 희열(euphoria)은 단명(短命)할 운명이다. 완벽한 현실주의자들인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을 ‘제국의 무덤’인 곳에서 빼내고 있는 것뿐이며, 앞으로 다가올 국제사회의 패권(supremacy)을 위한 컨테스트의 새로운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중략) 중국이 미국과의 차이를 줄이는 데는 성공하겠지만 미국을 앞서지 못할 거라는 데 베팅을 하는 것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인다. 워싱턴 일부에선 안도의 한숨도 쉴 게다. 그러나 미국과 거의 대등해진(near-parity) 중국이라는 존재는 엄청난 지정학적 적수(adversary)가 될 것이다. (중략) 중국의 GDP는 현재 미국의 약 70% 규모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정도로 미국의 6분의 1 정도다. 중국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숫자가 증명한다. (중략) 그러나 만약 중국이 실제로 미국을 앞질러 세계 경제 규모 1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중략) 미국은 여전히 군사력과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할 현금이 많은 대국이다. 우위를 유지하려면 중국은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의 인구는 미국보다 더 빨리 노령화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40년 기준 중국의 평균연령은 46.3세, 미국은 41.6세다. (중략)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대등하거나 미국을 앞서지 못할 것이라고 해서 워싱턴이 환호할 일은 아니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을 위협하는 무서운 적수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후략).”

원문링크: https://www.economist.com/by-invitation/2021/08/30/minxin-pei-on-why-china-will-not-surpass-the-united-states

③앤-마리 슬로터 ‘미국의 강점은 다양성이다’  

프린스턴대 교수, 외교 전문가
지난달 24일 이코노미스트 기고문 발췌

앤-마리 슬로터 프린스턴대 교수 [중앙포토]

앤-마리 슬로터 프린스턴대 교수 [중앙포토]

“전 미국 국무장관인 조지 슐츠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인구의 변동(demography)에 주목해야 한다’고. 아프간 사태의 어두운 이미지들은 미국이 성취하고자하는 목표와 실제로 활용한 도구들 사이의 미스매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의 미래의 힘은 군사력이 아닌, 바로 미국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구 변화 추이에 달려 있다. 앞으로 20년 안에 미국은 하나의 인종이 다수를 점하지 않는 ‘다극화 국가(plurality nation)’가 된다. (중략) 1870년과 1900년 사이, 약 1100만명의 이민자가 유럽에서, 약 25만명이 아시아에서, 약 10만명은 중미와 남미에서 미국에 왔고, 미국의 인구는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중략) 20세기의 새로운 이민자 유입은 여러 편견과 장애물을 넘고 미국의 경제와 사회가 성숙하도록 도왔다. (중략) 오늘날 미국의 18세 이하 국적자들 중에서 자신을 백인이라고 생각하는 숫자는 절반이 되지 않는다. (중략)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의 정체성과 패권에 대해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중략) 패권은 더 다양한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 미국의 외교 정책 담당자들과 전략가들 역시 패권에 대한 접근법을 수직적인 것에서 수평적인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미국을 ‘세계의 경찰’이라 보는 이미지는 과도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중략) 이렇게 다극화한 미국은 경제 및 군사분야에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중략) 흥미롭게도 중국 역시 주변국과의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일대일로 정책을 펴왔다. (중략)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인구 상황으로 인해 (미국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중국의 여성이 ‘실종’되는 숫자는 캐나다 인구와도 거의 맞먹는다. 중국의 남성은 인신매매를 통해 신부를 구하는 일까지 있다. (중략) 21세기의 세계에서 미국은 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 및 국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독특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중국의 부상과 같은) 존재론적 위협에 대해서도 혁신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링크: https://www.economist.com/by-invitation/2021/08/24/anne-marie-slaughter-on-why-americas-diversity-is-its-strength

만에 하나 이 전문가들만으로도 성에 안 차신다면, 외교의 살아있는 전설 헨리 키신저 박사의 시각을 아래 기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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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프간에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무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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