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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혈안된 고속 GTX…요금이 M버스 1.5배 넘는건 아시나요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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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갑생 교통전문기자의 촉: 수익자 부담원칙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아마도 수도권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고 유치전이 치열한 교통수단을 꼽으라면 단연 GTX일 겁니다. GTX 노선이 통과하고 게다가 정차역까지 인근에 생긴다고 하면 아파트값이 순식간에 수억원씩 치솟을 정도이니까요.

 반면 GTX-D처럼 지역의 요구와 달리 노선이 '김부선(김포~부천)'으로 많이 축소된 경우엔 엄청난 반발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정차역 유치가 어려워져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러한 대조적인 현상은 GTX가 기존 교통수단과는 확실하게 차원이 다른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거란 기대가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GTX는 최고 속도가 시속 180㎞에 달하고, 표정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속도)도 시속 100㎞가량 됩니다. 기존 지하철보다 두배 이상 빠른 속도로 운행되니 출퇴근 시간도 대폭 줄어들 수 있을 텐데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영국 런던에서 추진 중인 크로스레일(Crossrail)이나 프랑스 파리에서 운행하고 있는 광역급행철도 RER 등이 GTX와 유사한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개통이 몇 년 남은 때문인지 중요한 문제 하나가 별로 거론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로 요금입니다. 아무리 빠르고 편한 교통수단이라도 요금이 비싸면 적지 않게 부담이 될 수 있을 텐데요.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요금은 GTX-A노선입니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의 지연으로 완전개통 시기가 유동적이긴 하지만 2025년쯤이면 부분 개통이라도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2018년 하반기에 정부와 A노선 민자사업자(신한은행 컨소시엄)간에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르면 파주 운정~서울역은 3700원, 삼성~동탄은 390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는 당시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M버스보다 50~60% 비싼 수준이었는데요.

2018년 당시 요금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18년 당시 요금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들 요금은 운영 기간(30년) 동안 투자비 회수와 일정 수준의 이윤 확보 등을 고려해서 책정된 겁니다. 실제 개통 시점에는 그동안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서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 중인 C노선은 A노선보다 요금이 더 비쌀 것으로 보입니다. A노선은 당초  2017년말 고시된 기본계획에서 기본운임(10㎞)이 1728원 이상, 추가거리구간 사용료는 5㎞당 216원 이상으로 공고됐는데요.

 C노선은 지난해 말 공고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기본운임(10㎞)이 2719원, 추가거리 운임은 5㎞당 227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단순비교해도 요금에 차이가 작지 않아 보이는데요. 노선 길이와 민자사업자의 투자비 규모가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정부는 GTX 요금에 대해 "기존의 대중교통 수단과 차별화된 고속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과 대체 노선의 존재 등을 고려해 합리적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는 입장입니다.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A 철도차량의 실물모형(Mock-Up). [중앙일보]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A 철도차량의 실물모형(Mock-Up). [중앙일보]

 지금 당장은 "요금이 1만원이라도 좋으니 GTX만 놓아달라"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개통하고, 한 가정에서 두 세 명이 GTX를 이용해 통근·통학하게 되면 늘어나는 교통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공항철도나 민자고속도로 사례처럼 요금 인하에 대한 요구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텐데요. 요금 저항이 거세지다 보면 요금을 낮추는 대신 정부가 지원금을 늘리거나, 민자사업자의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 동원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편익을 보는 사람이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의 '수익자 부담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또 운영 기간 연장은 현세대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의 소지도 있습니다.

 결국 GTX 유치를 통해 적지 않은 편익을 얻는 만큼 그에 맞는 요금을 지불하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요금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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