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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GG" "뭣도 모르니까"…언론재갈법, 이 두 방에 망했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9.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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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동력 잃은 언론재갈법

이른바 '김승원 효과'를 가장 강렬하게 체험 가능한 곳은 인터넷 댓글 창이다. 욕설이 금지된 댓글창이나 게시판에 'GSGG'란 표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삽시간에 댓글창의 '유사 욕설' 표현의 대세를 장악했다. 언론재갈법의 최일선에서 총대를 멨던 초선의원이 개그맨을 능가하는 초대박 유행어로 감당하기 어려운 유명세를 치르게 된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승원 의원. [연합뉴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승원 의원. [연합뉴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판사와 변호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경기 수원시갑)의원이 "박병석,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란 글을 페이스북에 남긴 건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뒤인 지난달 31일 새벽이었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을 향한 GSGG란 표현이 욕설 논란을 빚자 그는 "정부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Government serve general G'를 줄여 쓴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런 ‘아무 말 대잔치’식 해명을 믿지 않았다. 결국 박병석 의장에게 사과하며 그는 "180석 여당의 초선 국회의원인 제 자신이 나약하고 무기력했다. 그게 저를 서두르게 했고, 어리석음에 빠지게 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특위 부위원장'이란 완장을 찬 초선 의원의 고삐 풀린 언론 재갈 물리기 시도는 그의 말처럼 성급함과 어리석음 그 자체였다. 그런 시도는 결국 전세계적인 망신살과 GSGG촌극으로 1막을 내렸다. GSGG란 기상천외한 유행어를 남긴 그의 이름을 이제 누가 잊을 수 있을까.

김 의원 같은 돌격대야 그렇다 치더라도 더 딱한 이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다.  원래 그는 윤호중 원내대표나 정청래·김용민·김의겸 의원 등 강경파들과의 결이 달랐다.

강성 여당 지지층을 ‘대깨문’이라 부르며 거리를 뒀고,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폐습으로 지목하며 중도층에 접근하려 했다. 하지만 그 역시 무언가에 홀린 듯 당 내 신중파들을 찍어 누르고 언론재갈법 정국의 선봉에 섰다. 송 대표 역시 숱한 어록을 남겼는데,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법안 폐지를 요구한 데 대해 “그건 뭣도 모르니까.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나”라고 비난했다가 특히 거센 역풍을 맞았다.

본질을 규정하는 건 결국 언어다.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의 상황 인식과 전략 역시 결국 언어로 표출될 수 밖에 없다.  김승원의 GSGG가 비판 언론에 대한 이성 잃은 분노와 폭주·독주를 상징한다면, 송영길의 '뭣도 모르니까'는 자신들을 향한 모든 비판에 귀를 닫은 독선을 상징한다.

같은 민주당 출신의 하늘같은 정치 대선배에게 GSGG를 외치고, 합리적 비판에도 ‘너희가 뭘 아느냐’며 입을 틀어막는 태도는 결국 당 내 합리파들의 반발을 불렀고, 법안 처리의 자충수가 됐다. 결국 본인들이 스스로 무덤을 파면서 언론재갈법 처리의 동력은 급속하게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GSGG와 ‘뭣도 모르니까’ 유행어 두 방이 그 일등 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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