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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명 구한 '미라클'의 기적…이제 구해야할건 대형 수송기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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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군사안보연구소장의 픽 : 대형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와 가족들 390명을 기적적으로 한국으로 데려온 미라클 작전이 한국의 국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자국민 1명을 후송하는 데 그친 일본과 대조돼 더욱 빛났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특별 기여자와 가족들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아프가니스탄 현지 특별 기여자와 가족들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

미라클 작전은 전쟁 이외의 군사활동(MOOTW)의 성공적 사례로 꼽힐 전망이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전투 말고도 군이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났다. 인도적 지원, 재난 구조, 수색구조, 군비 통제, 평화유지 등이 군에 새로 맡겨진 임무들이다.

특히 미라클 작전과 같은 비전투원 후송 작전(NEO)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까진 NEO하면 한반도 위기 징후의 하나로만 인식됐다.

한반도에서 대규모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다면 미국은 23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미국 시민권자를 긴급히 한반도에서 해외로 빼낸다. 주한미군은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이후 NEO 훈련을 매년 두 차례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국적을 가지고 해외에 오래 사는 재외국민이 점점 늘어나면서 한국에서도 NEO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재외국민은 268만 7114명이다. 외국 국적을 가진 동포를 포함하면 749만 3587명으로 늘어난다.

공군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아프가나스탄 특별 기여자 자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공군

공군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아프가나스탄 특별 기여자 자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공군

한빛부대가 해외파병을 가 있는 아프리카 남수단의 경우 2011년 독립 이후 내전과 휴전이 반복하고 있다. 정세가 불안한 이곳의 재외동포는 123명이다. 남수단에서 분쟁이 다시 거세진다면 서울에서 1만㎞가 넘는 남수단에서 이들을 안전하게 구출해야만 한다.

지금까지 군 당국은 2011년 내전이 일어난 리비아, 2018년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크게 번진 이라크 등지에서 각각 재외동포를 군용기와 군함으로 무사히 귀국시켰다.

이번 미라클 작전은 아프가니스탄인을 대상으로 했지만, 앞으로 위험한 지역에서 재외동포를 재빨리 실어 나르는 NEO의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다만 대형 수송기가 없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와 가족들이 타고 온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인 KC-330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닌 이웃 나라 파키스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군 당국은 민간 여객기를 개조한 KC-330보다는 처음부터 수송기로 만든 C-130J를 투입했다. 대신 C-130J는 항속 거리가 짧다.

미국 공군의 전략수송기인 C-17이 아프가니스탄인 823명을 태우고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C-17과 같은 수송기는 많은 인원과 무거운 화물을 싣고 먼 거리를 날 수 있다. 비교적 짧은 활주로에서도 뜰 수 있다. 미 공군

미국 공군의 전략수송기인 C-17이 아프가니스탄인 823명을 태우고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C-17과 같은 수송기는 많은 인원과 무거운 화물을 싣고 먼 거리를 날 수 있다. 비교적 짧은 활주로에서도 뜰 수 있다. 미 공군

미국의 C-17과 같은 대형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바로 서울~카불을 왕복해 작전을 좀 더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군 당국은 대형 수송기 사업을 시작한다. 굳이 사야 할까 하는 의견이 많아 그동안 여러 번 미뤄졌던 사업이다. 미라클 작전과 NEO는 공란으로 남겨진 대형 수송기의 필요성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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