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식 잘 담겨 있는지 언중법, 정치권 함께 고민”

중앙선데이

입력 2021.09.04 00:29

업데이트 2021.09.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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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01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에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복수의 야당 측 참석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장단과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다. 이건 참 아이러니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여야가 언론중재법 처리를 이달 27일로 미루기로 합의하자 “언론 자유는 보호받아야 하고 악의적 허위 보도나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자의 보호도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지만 언론중재법 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 부의장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에 나오는 내용을 언급한 뒤 나왔다. 정 부의장은 “언론인의 비판 덕에 정부가 더욱 책임감과 긴장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는 회고록 문장을 소개한 뒤 일독을 권했다. 언론중재법이 시행되면 언론의 비판 기능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를 담은 제안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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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언론중재법과 연계시키지 말고 들어 달라”고 전제하면서도 여당이 강행 처리하려던 언론중재법이 언론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정 부의장은 “문 대통령이 간담회 내내 협치를 강조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여당이 밀어붙이려던 언론중재법에 찬성하지 않을뿐더러 임기 말 강행 처리에도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언론중재법에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지 모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는지에 대해 명확한 확인은 피한 채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이를 언론중재법과 무리하게 연관 지어 해석하지 말아 달라. 언론중재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은 국회가 협의 정신을 발휘해 풀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측 참석자도 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가짜뉴스는 문제가 많고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니 결국 여야 합의 처리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조화롭게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언론중재법 논란과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쟁점 안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기는 게 상식과 순리에 맞다”고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21대 국회 개원 후 7개 상임위원장 자리가 야당에 배분된 뒤 처음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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