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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draconian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52호 31면

진짜 영어 9/4

진짜 영어 9/4

최근 코리아중앙데일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드라코니언(draconian)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때문이다. draconian은 법이나 조치가 지나치게 가혹한 경우, 터무니없거나 부당한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비난의 강도가 매우 높은 표현이다.

본회의 상정을 연기하고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했던 지난달 31일 기사 제목은 ‘Draconian media bill postponed for joint study’였다. 여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그야말로 draconian media bill이다. 허위 또는 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

draconian은 기원전 7세기 아테네의 입법가(legislator) 드라코(Draco)에서 유래했다. 그는 최초로 법을 문자로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가혹해서 거의 모든 범죄에 대한 처벌이 사형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법은 문자가 아닌 피로 쓰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올 정도다. 후에 ‘그리스 7현’으로 불리는 솔론(Solon)에 의해 폐지됐다.

메리엄웹스터·브리태니카 사전 등에 따르면 draconian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근대의 기록은 1700년대에 처음 발견되며 최근에는 사용 범위가 넓어져 harsh, too restrictive, extremely severe, repressive, just plain unfair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홍콩 보안법 사태를 다룬 영국 가디언 기사의 제목은 ‘Global outrage erupts over China’s draconian security law for Hong Kong’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해 말할 때도 쓰인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What Sharia Law for Afghan Women Under the Taliban Might Mean(탈레반 치하에서 샤리아는 아프간 여성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탈레반이 여성과 소녀들에게 다시 draconian restrictions를 요구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아이린 칸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최근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정보의 자유와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may severely restrict the rights to freedom of information and of expression of the media)”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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