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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역 파악, 연체되거나 상환기간 짧은 것부터 갚아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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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 11면

[SPECIAL REPORT]
빚에 짓눌린 MZ세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패닉바잉(공포 매수)을 위한 대출, 주가 상승과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만들어 낸 ‘빚투’ 등의 결과로 MZ세대가 빚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빚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집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나만 주가 상승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신용이 낮아지거나 부채 상환이 힘들어지는 상황을 경험하지 못한 MZ세대는 은행, 제2금융권, 핀테크 기업을 통해 엄청난 돈을 빌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설상가상, 첩첩산중이다. 특히 부채상환능력이 아직 취약한 상태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에 나섰던 MZ세대들은 지혜로운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신용과 자금관리에 문제가 생겨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빚은 원인이 무엇이든 갚아야 한다. 빚을 갚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갚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부동산 투자 등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빚에 따른 부담을 줄여 나가야 한다. 부채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부채를 줄여나가고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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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내 부채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다. 큰 금액이야 알 수 있겠지만 여러 금융기관이나 개인들에게 돈을 빌렸을 경우 구체적으로 빌린 금액이 얼마인지, 그리고 매월 얼마나 상환해야 하는지, 금리는 몇 %인지, 연체한 금액은 얼마나 되고 연체시 이율은 얼마나 올라가는지 세세하게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대출기관별로, 대출받은 날짜, 이자율, 상환방법, 상환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부채 내역을 정리할 땐 신용조회 사이트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1년에 3번 무료로 전 국민 누구나 신용조회를 할 수 있고 대출내역이나 연체정보, 신용점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신용조회를 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의 신용을 직접 조회하는 경우에는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스스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부채 내역을 정리한 다음에는 대출 상환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근차근 상환해 나가야 한다.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는 대출금액, 대출금리, 상환기간에 따라 순서를 정하게 되는데 가장 먼저 갚아야 할 것은 상환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대출이다. 그 다음으로 금리가 높은 것부터 갚아나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출금액도 중요한 기준이다. 현재 여러 가지 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대출 개수를 줄이는 것이 신용평가에도 도움이 되고, 대출을 갚아나가는 전략에도 중요하다. 작은 금액의 대출이 여러 개 있는 경우에는 소액의 대출이라도 빨리 갚아서 대출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도 되고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때 무엇보다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은 연체 중인 대출이다. 연체 중인 대출은 연체 수수료도 문제고, 신용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빨리 갚아야 한다. 이때 서민금융진흥원, 지자체에서 운용하는 금융복지상담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상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문제를 극복한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가 알려주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활용하면 혼자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법적, 제도적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서민금융진흥원은 대출상품과 컨설팅을 통해서 저신용이나 부채의 늪에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도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게 채무 감면이나 분할 상환, 이자율 인하 등 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채무조정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연체전 채무조정’을 통해 회복할 때까지 긴급 상환을 유예받거나, 유예 후 분할상환(최장 10년)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자율 채무조정’을 통해 원금 감면은 없지만 이자율을 낮춰 분할 상환할 수도 있다. 개인 워크아웃으로 잘 알려진 ‘채무조정’ 역시 활용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사회가 제공하는 시스템을 당당하게 활용하기를 권한다.

대출은 없으면 좋겠지만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대출을 활용하게 된다. 그게 비단 20·30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중요한 건 규모다. 자산관리전문가들은 소득의 30% 이상이 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빠져나가면 위험하다고 판정한다. 여기에 금리 인상이 더해진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현재의 저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에서 벗어나 금리가 더 오르더라도 버틸 수 있는지, 아니라면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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