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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언론중재법에 문제의식 담겼나"…野 "여당안 반대 의미"

중앙일보

입력 2021.09.03 18:01

업데이트 2021.09.03 18:47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에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이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복수의 야당 측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로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한 문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인데, 이것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다. 이건 참 아이러니한 것”이라며 이같은 취지로 밝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여야가 언론중재법 처리를 이달 27일로 미루기로 합의하자 “언론자유는 보호받아야 하고, 악의적 허위보도나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자의 보호도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지만, 언론중재법 자체에 대한 입장을 밝혔던 적은 없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 부의장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에 나오는 내용을 언급한 뒤 나왔다. 정 부의장은 “언론인의 비판 덕에 정부가 더 책임감과 긴장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를 소개한 뒤 일독을 권했다. 언론중재법이 시행되면 언론의 비판 기능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를 담은 제안이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언론중재법과 연계시키지 말고 들어달라”고 전제하면서도 여당이 강행 처리하려던 언론중재법이 언론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정 부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간담회 내내 협치를 강조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여당이 밀어붙이려던 언론중재법에 찬성하지 않을뿐더러 임기 말 강행처리에도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됐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언론중재법에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지 모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는지 명확한 확인은 피한 채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이를 언론중재법과 무리하게 연관지어 해석하지 말아달라. 언론중재법을 포함한 쟁점법안은 국회가 협의정신을 발휘해 풀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만 설명했다.

여당 측 참석자도 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가짜 뉴스는 문제가 많고,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니 결국 여야의 합의 처리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조화롭게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취지"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언론중재법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과 관련해 “여야가 언론중재법으로 갈등할 때 적절하게 조정과 중재가 이뤄졌던 것은 참으로 다행천만한 일”이라며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쟁점 안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기는 것이 상식과 순리에 맞다"고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예정됐던 80분을 넘겨 102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협치’라는 말을 반복하며 “여야를 초월해 도와달라”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특히 비공개 간담회 때는 “다음번 정권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어디로 갈지 모를 때 여야가 협치를 하면 좋은 제도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다 돼서 협치 운운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음 정부를 준비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위한 협의체 구성, 9월 27일 본회의 상정 등의 합의문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위한 협의체 구성, 9월 27일 본회의 상정 등의 합의문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임기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 정부로서 사명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년 예산의 절반 이상은 차기 정부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사용할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에 따라 위기 극복의 해법은 큰 차이가 없기에 현재의 노력은 다음 정부로 고스란히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야당에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감안해 코로나19 방역을 '위드 코로나'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방역원칙 수정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별도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ㆍ정진석 부의장 등 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뒤 1년 3개월만에 여당이 독점하고 있던 상임위원장 자리가 야당에도 배분되면서 마련된 간담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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