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거리두기 수명 다했다, 10월초 '위드 코로나'로 가야"

중앙일보

입력 2021.09.03 16:35

업데이트 2021.09.05 12:39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위치한 식당가 모습. 점심식사를 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위치한 식당가 모습. 점심식사를 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1,2차 유행 때는 효과 있었지만 3,4차 유행에는 효과가 없다."(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

"미국이나 유럽에서 해온 강력한 거리두기를 확진자가 적은 우리가 따라 한 것은 방역사대주의다.10월 초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한다"(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

"매뉴얼 트레이싱(추적)에 의존하는 방식을 고수하는데 성공의 추억에 머물러 있지 않나."(한림대 의대 김동현 교수) 

3일 개최된 '지속가능한 K 방역 2.0 준비 국회 간담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는 일제히 지금의 방역 방식을 강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 김민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 코로나 극복 국민참여방역운동본부,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주요 참석자들은 지금의 방역 방식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간담회에서 현행 거리두기 정책 난타
위드 코로나 방안 제시, 10월초 시행 권고
"3T·의료역량 강화,거리두기 단계적 완화"

현행 방식 신랄하게 비판

기조발제를 맡은 서울대 의대 오주환 교수는 "4차 대유행이 시작되고 7월 12일 행정명령으로 이동을 제한했지만 상업지역 방문량이 줄지 않았다. 작년에는 통했지만 이번에는 폭탄처럼 쏟아져도 볼일은 다 본다. 학습돼 국민이 적응해 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 교수는 "거리두기 효과는 없고 피해가 계속 커져서 지속 불가능하다"며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취약계층의 초과 사망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코로나19 외 사망자가 3200명으로 코로나19 사망자 800명의 4배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김 교수는 "델타 변이 출현으로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집단면역 목표를 추구한다면 백신 접종률이 인구의 120%이어야 하는데, 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림대 의대 김동현 교수(예방의학)는 "3T(추적·검사·치료) 효과가 있다는 부분에는 공감한다. 다만 거리두기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 (확진자)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건지, 그나마 거리두기가 추가 확산을 억제한 건지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럽 같은 락다운은 세월호 '가만있으라' 효과

오주환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유럽의 많은 나라와 미국이 접촉자 추적시스템을 초기에 적용하는 데 실패했다. 공중보건 체계의 미흡, 치료중심 경도, 감염성 질환 관리조직 결여의 구조적 결과"라면서 "락다운(stay at home)이라는 자유 억압은 한국 세월호 침몰 때 '가만있으라'라는 선내방송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서유럽 국가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비윤리적 정책을 유행처럼 사용했다. 한국이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이게 세계적 유행인 것처럼 받아들여서 구조화한 게 거리두기 단계 시리즈"라고 혹평했다.

김윤 교수는 "의료 공공성이 부족해서 민간병원이나 국립대병원 마저도 코로나 환자를 안 보려고 한다. 이 때문에 결국 과도한 거리두기로 확진자 줄이는 것 외 다른 걸 못한다. 빡센 거리두기는 의료공공성과 방역사대주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전환 서두를 때

김윤 교수는 코로나19 치명률이 1.5%에서 0.1% 수준으로 많이 감소한 점을 들어 위드 코로나 전환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독감 치명률은 0.05~0.1%이다. 신속한 확진검사, 철저한 역학조사, 접촉자 격리, 즉 TTI로 확진자 발생과 위중증 환자 증가를 억제하고,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병상·인력을 확충해 진료 역량을 끌어올리자고 제안한다. 이런 준비에 맞춰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위중증환자와 치명률에도 연동해 차차 완화한다.

김 교수는 10월 초 고위험군인 50세 이상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에 이르면 위드 코로나 전환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접종 완료율 70%가 되는 11월 초 전환 개시를 얘기하는데, 접종 완료율 20% 포인트 차이는 면역력으로 따지만 7% 차이에 불과하다. 위드 코로나를 늦출 결정적 차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위드코로나에 4~6개월 걸린다. 김 교수는 "위드 코로나가 늦어지는 건 백신 접종률 탓이 아니라 정부의 준비 부족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 주도 방식의 방역은 불공정했다. 생활방역위원회 대신 위드코로나위원회를 설치하자"며 "TTI는 국민에게 방역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매일 확진자를 집계하는 것도 그만두자"고 말했다. 전국 보건소 방역 인력 2000명 증원, 중환자실 확보, 일반병실 확보, 국립중앙의료원 역할 강화와 지역별 감염병센터 지정 등을 제안했다.

오주환 교수도 방역 인력 확충, 디지털 추적관리시스템 구축, 국민 참여 방역 전환 등을 주문했다. 김동현 교수는 "시군구 방역 인력 증원, 의료 대응 역량 강화를 1년 전부터 권고해왔는데도 아직도 왜 달라지지 않았는지 따져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희생으로 K방역이 유지된다.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보상해야 한다. 위기대응 러더십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강동구 보건소 주지수 주무관은 "4차 대유행에서는 기존의 역학조사관, 한시 역학조사관으로 감당할 수 없다. 임시 인력을 보내면 기존 역조관이 훈련시키면서 일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노동력 투입만으로 3T와 격리를 할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주 주무관은 보건소 인력 증원과 관련, "훈련된 역학조사원, 조사관을 양성하는 데 시간과 재원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동선 기부 코동이 앱 선보여 

이날 간담회에서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천정희 교수는 국민의 모든 동선이 공개돼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것을 검출할 수 있는 앱(일명 코동이)을 소개했다. 이 앱을 통해 확진 의심자의 신속한 검사와 격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 10분 단위로 GPS 정보를 폰에 저장한다. 스마트폰의 사용자 동선이 암호화돼 서버로 전송하면 확진자 동선과 중복되는지를 계산해 알려준다. 천 교수는 "암호를 개인이 보유한 채 동선정보를 서버로 보낸 후 돌려받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며 "개인의 '동선 기부' 형태의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형 암호라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하지 않고 연산할 수 있는 암호 기술를 활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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