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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버텨" 소상공인 한숨…거리두기가 'K자 양극화'도 벌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서울 양천구 한 중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안내문을 붙이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서울 양천구 한 중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안내문을 붙이는 모습.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다는 소식에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타격이 집중된 음식점 등 대면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방역 당국은 현행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의 3단계를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방역 지침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도 나왔다. 식당·카페 등의 영업제한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되돌리고, 모임 가능 인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을 포함해 늘린다.

하지만 소상공인단체 등은 이미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4차 유행과 거리두기로 상당수 업종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업종별 경기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K자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생산은 계속 쪼그라들고,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업종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대면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 생산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숙박·음식점 생산은 1차 유행 당시였던 지난해 2월 19.0%, 2차 때인 지난해 8월 7.6%, 지난해 12월 3차 때 27.6% 감소하며 이미 피해가 누적된 상황이다.

예술·스포츠·여가 분야 생산도 7월 5.5% 줄었다. 1~3차 때는 더 큰 타격을 입었던 업종이다. 운수·창고업도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반면 같은 서비스업이어도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정보통신 분야 생산은 2.7% 증가했다. 비대면 형식의 무점포소매도 늘면서 도·소매 생산도 1.7% 늘었다.

소비 양상도 분야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7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6%) 판매는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7%) 판매는 줄며 전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7월 백화점 매출은 11.5% 늘었고, 대형마트와 면세점도 각각 7.8%, 3.8% 증가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슈퍼마켓·잡화점 매출은 1.0% 감소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소상공인 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 중심 방역체계가 지속할 경우 휴·폐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응답은 63.0%(심각하게 고민 23%, 약간 고민 37.0%)에 달했다.

정부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기 개선 흐름이 하반기에 그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7월 들어 나타난 코로나19 4차 확산 및 강화된 방역 조치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버팀 한계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위드(with)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위드(with)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위드 코로나’ 촉구하는 소상공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날 방역 당국의 결정에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한 달이라는 장기간 조치에 또다시 깊은 실망감을 느끼며 유감의 뜻을 밝힌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개인과 업소의 자율적인 방역 책임성을 강화하는 ‘책임 방역’으로 방역 체계를 바꾸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전 소상공인 업종에 영업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19와의 공존)’로의 방역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방역의 틀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준에서 자영업자의 숨통을 더 틔워줄 수는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며 “위기를 한고비 넘긴 뒤에는 이탈한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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