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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사 임금협상 타결, 최악의 물류대란 피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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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HMM(옛 현대상선) 노사가 2일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이날 오전 HMM 노사는 임금 7.9% 인상과 격려·장려금 650% 지급 등에 합의했다. 노사는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기 전까지 18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사용자 측이 성과급 지급률을 올리는 대신 노동조합은 기본급 인상률에서 양보했다. 최종 협상 전까지 사측은 임금 8% 인상과 성과급 500% 지급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지급 등으로 맞섰다.

그동안 노조는 지난 8년간 임금을 동결(육상노조 기준)했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을 대폭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HMM은 올해 상반기 2조40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회사가 이 돈을 고스란히 벌어들였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금융비용 등을 제외한 HMM의 상반기 순이익은 3645억원이었다.

HMM 임단협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HMM 임단협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77일에 걸친 HMM 노사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그래도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이후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하고 조합원 다수의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HMM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상노조는 부산항에 정박한 배 위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HMM 노사가 임금 협상을 타결하면서 수출입 기업의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HMM 노조가 3주간 파업하면 약 5억8000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임금 협상 타결 이후에도 근로조건을 둘러싼 HMM 노사의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해상노조에 따르면 HMM이 운용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선상 근무 인원은 평균 23명이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가리킨다. 23명은 선박을 가동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선원법에 따르면 6개월을 선상에서 근무하면 휴가에 들어간다. 하지만 선원 부족으로 (휴가 없이) 곧바로 승선하는 일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노사는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근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HMM 주가는 전날보다 4.05% 내린 4만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때 4%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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