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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의 인력 전쟁…아마존 5만명, 월마트 2만명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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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019년 영국 피터보로의 한 아마존 배송센터에서 직원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9년 영국 피터보로의 한 아마존 배송센터에서 직원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마존·월마트 등 유통 공룡들의 대규모 인력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제시(53)는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수개월 간 5만5000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4만 명을 채용하고 나머지는 인도·독일·일본 등 해외에서 뽑을 계획이다. 로이터는 “아마존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구글 인력의 3분의 1, 페이스북 전체 직원 수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15~16일 ‘커리어 데이’라는 이름의 채용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마존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목적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한 인재 확보다. 제시 CEO는 “소매 유통, 클라우드, 광고 분야는 물론 와이파이 접속을 확대하기 위한 위성 발사 계획인 카이퍼 프로젝트에도 새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유통·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존 주력 사업 인력뿐 아니라 아마존 스튜디오(동영상 콘텐트), 스마트 스피커,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채용 공고를 냈다.

월마트도 하반기에만 2만 명의 직원을 뽑기로 했다. 월마트는 “원활한 공급망 운영을 위해 주문작성자, 관리직, 기술자, 운전기사, 화물 취급자 등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앤디 제시

앤디 제시

연말 성수기를 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월마트의 설명이지만 다분히 아마존을 의식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WSJ은 “월마트는 오프라인 판매가 중심인 업체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급증하는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고, 배송 시장에서 아마존과 한판 대결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월마트는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자 지난해에도 2만명의 임시직을 채용했다.

인력 확보 경쟁이 불붙으며 업체는 앞다퉈 혜택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신규 고용 직원에게 1000달러의 사이닝보너스(임금계약 서명 시 지급하는 보너스)를 준다. 시간당 임금도 일부 지역에 한해 15달러에서 17달러로 인상했다. 월마트는 대학생 근로자의 학비와 책값을 지원한다. CNN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달부터 애리조나대 등 지정한 10개 대학에 다니는 근로자에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장 직원의 경우 평균급여도 시간당 20.37달러로 아마존보다 높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15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별도로 준다.

두 공룡 기업의 행보는 미국 고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SJ· CNBC 등에 따르면 월마트(160만 명)와 아마존(95만 명)은 미국 내 고용 규모 1, 2위다. 이날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발표한 8월 민간부문 신규 일자리는 37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60만 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잭 클레인헨즈 미 소매연합(NR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정부 부양책이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는 (기업) 일자리에 많이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쇄 효과가 통화정책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전략가는 “월마트의 대규모 채용은 임금인상에 이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고용 회복과 물가 상승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과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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