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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나는 저격한다’ 참신, 청년들 비전 빠진 건 아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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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지난달 31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8월 회의. [줌 캡처]

지난달 31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8월 회의. [줌 캡처]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8월 회의가 화상 회의로 진행됐다. 위원들은 지난 한 달간 중앙일보 지면과 모바일 콘텐트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조언했다. 특히, 중앙일보와 중앙 모바일이 기획한 〈기성세대를 향한 20·30세대의 도발, 나는 저격한다〉 시리즈, ‘언론징벌법’,  대선 보도, 위드 코로나 시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준영 위원장(성균관대 이사장)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이영주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지난 5월)에 이어 독자위원으로 합류한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과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가 함께 참석했다.

강호인

강호인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12일 자 김용호 전 한국정치학회장 시론 〈대선후보 캠프 정치라는 잘못된 관행〉은 매우 시의적절했고 통찰력이 있었다. 대선주자 캠프가 기획부동산 조직처럼 운영된다면 당선에만 혈안이 되고, 득표 위주 공약 제시와 측근의 논공행상 등 각종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팽개치고 캠프활동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중앙일보가 캠프 정치의 폐해를 집중 파헤쳐 공론화했으면 좋겠다.

임유진

임유진

▶임유진 강원대 교수=17일 자에 한전대학교 개교 기념 총장 인터뷰가 나왔다. 지방대 소멸 위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준수를 위해 개교한 한전대에 부정적 반응이 대세였는데 갑자기 긍정 위주 인터뷰가 게재됐다. 장밋빛 미래 뿐 아니라 어려운 미래를 헤쳐갈 대안이 뭔지 질문했으면 균형감 있는 보도가 됐을 텐데 아쉽다.

전병율

전병율

▶전병율 차의과대학교 보건대학원장=코로나19 백신 미확보를 질타하는 보도가 많았는데 백신 계약에 참여한 사람들의 증언을 취재해 왜 이런 불합리한 계약을 했는지, 왜 우리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고 있는지를 알렸으면 좋겠다. 9일 자 〈김필규의 아하 아메리카 기사〉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될지를 잘 보여주는 기사였다.

박상훈

박상훈

▶박상훈 학교장=〈나는 저격한다〉시리즈는 20·30세대의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표현력으로 금기시돼온 이슈를 자유롭게 비판하도록 한 신선한 시도였다. 시리즈 목적이 기존의 위선과 금기 깨기, 20·30세대의 미래비전 제시 두 가지인데 지금까진 위선과 기만 폭로 쪽에 무게를 뒀다. 앞으로  20·30세대가 살고 싶은 바람직한 미래 제시 비중을 높였으면 좋겠다. 중앙일보가 기존 보수언론과 차별성을 두고 신(新)중도에 바탕을 둔 ‘더 중앙’을 표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위선과 기만(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신중도적 방향과 갈등하는 지점도 있을 수 있음을 고민했으면 한다.

박인휘

박인휘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외교안보 콘텐트 중 좋은 문제의식과 메시지로 한반도 평화 모색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기획물들이 있다. 하지만 동일한 견해가 반복적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주제 발굴이 어려운 외교 안보 영역이지만 필자들이 소재 발굴에 더 노력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은미 서울대 교수=〈나는 저격한다〉 시리즈는 혁신에 느린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장안의 젊은 고수들로 필진을 꾸렸다는 점에서 박수를 치고 싶다. 코로나 관련해 여러 보도가 있지만, 이젠 위드 코로나 전환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정보 홍수시대에 해답 제시까진 아니어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논의할 촉매제 역할을 중앙일보가 했으면 좋겠다.

독자위원회 주제

독자위원회 주제

▶민영 고려대 교수=언론중재법 보도가 양적으로 많았다. 대표적인 전문가들을 중복으로 인용해 유사 보도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정안의 문제점을 심층적, 통찰적으로 지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정정·반론보도에 인색한 점 등을 자성하면서 언론개혁이 외부 규제가 아니라 언론 스스로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으면 좋겠다.

이영주

이영주

▶이영주 소장=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입증 책임에 문제가 있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언론이 지면에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 독자의 신뢰를 상실할 수도 있다. 자기 성찰을 함께 다룬다면 균형감과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18일 자 송승환 전 평창올림픽 총감독 인터뷰 기사는 독자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줬다.

김준영

김준영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도쿄 올림픽 보도와 관련해 중앙일보가 금메달 순위가 아니라 전체 메달 집계 순위로 보도한 것은 올림픽 정신에 맞는 신선한 보도였다.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1면에 사설을 싣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는데 이제 국회 통과가 연기되고 재논의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외국 사례를 좀 더 심층적으로 전달했으면 좋겠다.

김동조

김동조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26일 자 〈대선 7번 다 맞힌 하남 표심 “다 별로, 내가 출마하게 생겼다”〉는 하남의 투표 결과가 전국 대선 결과와 일치한 족집게 지역이란 점에 착안한 기사다. 독자가 기대하는 내용은 하남의 유권자는 누굴 다음 대선 승자로 지지하는지 여부일 텐데, 하남 대상의 여론조사나 엄밀한 논증 없이 썰렁한 결론으로 끝냈다.

김은미

김은미

▶김은미=아프가니스탄을 미국이 포기해서 망했는데 우리도 미국이 포기하면 위험하다는 식의 사설이 있었는데, 아프간과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건 곤란하지 않나 싶다. 젊은이들의 좌절·절망을 다룬 칼럼〈기울어진 운동장〉은 시각이나 내러티브 기법 면에서 좋았다.

민영

민영

▶민영=〈나는 저격한다〉시리즈는 그동안 독자위원회가 20·30세대에게 발언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한다. 다만, ‘저격’ 표현은 20·30세대를 도구화해 세대 갈등을 만들려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숨어있는 20·30세대의 목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

▶강호인=도쿄올림픽에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모두 챔피언이고 그런 시각으로 중앙일보가 잘 다뤘다. 단 22살 야구선수가 역전당한 후 아쉬운 마음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데 이를 과하게 비난한 게 아닌가 싶다.

▶이영주=19일 자 〈백운규 추가기소 반대한 수사심의위, 이탄희 아내 참여 논란〉기사가 눈에 띈다. 검찰에선 문무일 총장 때부터 논란이 있는 사안 관련 중요 결정을 각종 위원회에 일임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이나 절차를 엄격히 규정하지 않으면 공정한 판단이 어렵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편향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검찰의 각종 위원회 제도의 오남용을 지적하는 기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김동조=30일 자〈비판기사 입막음용 소송 우려, 한국판 안티슬랩법 필요〉 기사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존재하는 미국의 경우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없으면서 법의 악용을 막기 위한 안티슬랩 조항을 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티슬랩은 보도를 위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하는 소송으로, 2019년 기준 미국 29개 주에서 두고 있는 조항이다. 언론 중재법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알게 해주는 보도다.

▶박인휘=대선 관련 보도가 이슈를 쫓아가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언론이 설정한 나름의 시간표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요 후보를 모으거나 주요 쟁점을 다뤄보는 시간을 병행해서 선거 관련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박상훈=개인 미디어 SNS에 나오는 정치 관련 논평을 기사로 중계하는 것은 신중했으면 좋겠다. 기사 소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중계하는 것은 걸러지길 바란다.

▶임유진=〈플라스틱 쓰레기〉 2부 기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한국사회가 변화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파스타 다회용기 배달을 대안 사례로 제시했는데, 각종 대안의 예상 가능한 문제점도 함께 다뤘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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