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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고발사주’의혹..심각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창립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9.1/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린 공정개혁포럼 창립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9.1/뉴스1

김건희 인터뷰했던  '뉴스버스' 가 폭로

이진동 편집인..최순실 탐사보도로 유명

1. 인터넷탐사매체 ‘뉴스버스’보도로 정치권이 발칵했습니다. 뉴스버스는 2일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여권인사와 기자 등 10여명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측근이었던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시켜 자신을 공격하는 10여명에 대한 고발장을 만들어 야당(미래통합당)에 넘겨주었다..는 주장입니다.

2. 사건발생시점(2020년4월3일)은..총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맹렬하게 공격하던 때입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예가..MBC가 보도한 ‘검언유착’의혹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혹입니다. 물론 검언유착은 재판결과 허위사실로 판정났습니다. 도이치모터스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중입니다.

3. 그래서 고발장의 피해자는 윤석열 본인 외에 검언유착 당사자로 꼽힌 측근 한동훈 검사장, 그리고 부인 김건희입니다.
고발대상은 김건희를 검찰에 고발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검언유착 사건을 조작한 제보자와 이를 부풀린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그리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 관계자들입니다.

4. 관계자들은 부인하고 있습니다만..뉘앙스가 다양합니다.
윤석열 본인은 함구하고..대신 캠프대변인이 나서 ‘윤석열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고발장을 전달한 당사자로 꼽히는 손준성 검사는 ‘황당하다’는 단호한 입장입니다.
고발장을 받은 것으로 보도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좀 애매합니다. ‘제보자 보호를 위해 대화창을 지웠기 때문에 현재 문제의 문건을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이어 ‘당에서 고발하거나 제가 공론화한 바가 없기에 청부고발이란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발장을 받았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적어도 청부고발한 적은 없다..는 주장입니다.

5. 여권은 일제히 윤석열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검찰쿠데타’(이재명 경기지사) ‘정치공작’(최강욱 열린민주당대표) ‘명백한 범죄’(조국) 등등.
김오수 검찰총장이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후속보도가 이어지게 생겼습니다. 대선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6. 사안 자체로도 심각합니다.
첫째, 내용이 악성입니다. 윤석열이 정치적으로 부당한 공세에 시달린 건 사실이지만..그렇다고 해서 검찰총장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면 심각한 ‘검찰권남용’에 해당됩니다. 검찰조직과 범죄정보를 개인적으로, 그것도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남용한 셈입니다.

7. 둘째, 보도된 내용이 꽤 구체적입니다.
필요한 내용이 꼼꼼하게 다 들어 있습니다. 고발장 사진까지 보여줍니다. 검찰 주변을 두루 취재했습니다.
뉴스버스는 지난 5월 출범한 신생매체입니다만..6월30일 김건희의 최초 육성인터뷰로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김건희는 ‘쥴리할 시간도 이유도 없다’며 직설적으로 의혹을 반박했습니다.

8. 언론계에서..뉴스버스를 만든 이진동(55) 편집인은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유명합니다.
이진동은 한국일보 출신으로 조선일보에 스카웃돼 TV조선 사회부장을 지냈습니다. 언론계에서 가장 앞서 최순실 취재를 시작, 2016년 7월부터 관련보도를 시리즈로 내놓았습니다. 당시 이진동은 ‘최순실의 실명을 밝히려 했으나 회사측의 반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9. 그러던중 2016년 10월 24일 Jtbc에서 최순실의 태블릿PC 보도를 터트립니다.
이진동 입장에선 단독취재를 해놓고서도 단독보도를 놓친 꼴이 되었습니다. 바로 다음날..2년을 묵힌‘의상실 CCTV 영상’을 리포트했습니다. 최순실이 박근혜 옷을 고르며 청와대비서들을 부리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10. 언론사에 전례없는 에피소드까지 남겼습니다.
이진동에 따르면..‘최순실 동영상을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한겨레 김의겸 기자(현 열린민주당 의원)기 찾아와 ‘영상을 넘겨라’고 했답니다.
영상을 안주니까 김의겸은 한겨레 신문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님께’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최순실 관련 취재결과를 보도해달라’고 부탁하는..

11. 이진동은 박근혜 탄핵 1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시련을 맞았습니다.
2018년 미투에 연루돼 파면됐습니다. 여러차례 소송결과 무죄가 됐습니다. 이진동은 파면에 대해 ‘조선일보가..태극기 보수우익 독자들을 위해..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런 이진동이‘진짜 탐사보도’를 공언하며 만든 것이 뉴스버스입니다. 만만찮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