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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갑질" 택배점장 죽음에…노조는 "4억 빚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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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시위를 하는 모습. [중앙포토]

택배노조가 시위를 하는 모습. [중앙포토]

경기 김포의 한 대리점장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의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연합에 따르면 김포시의 40대 대리점장인 이모씨가 지난 30일 택배 배송 중이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리점연합이 일부 공개한 이씨의 유서에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의 집단 괴롭힘과 갑질이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괴롭힘’의 ‘일부’를 사실로 인정했다. 하지만 주요 불법 행위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지난 5월부터 4개월여 동안 단체 대화방에서 나온 대화를 조사했는데 조합원들의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무거운 택배를 ‘똥짐’이라 부르며 배달을 거부하고 이를 직접 배달한 이씨와 비조합원을 조롱하는 등 괴롭힘에 대해서는 “폭언과 욕설 등의 내용이 확인된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괴롭힘을 한 노조원에 대해) 징계위에 회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고 욕설과 비방 등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택배노조는 이어 “이씨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며 "빚이 많았다"는 주장을 폈다. 택배노조는 “조합원 한명이 대출을 받아 (이씨에게) 3억원을 빌려줬다” “한 조합원은 어머니로부터 돈을 빌려 이씨에게 1억원을 빌려줬다” “(이씨가) 다른 사업도 추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여러 이유로 현재 살고 있던 집까지 매각했다” 같은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이씨의 유족은 택배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대리점연합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노조의 기자회견은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는 패륜적 행위”라며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앞세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마저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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