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 못한 전셋값"…강북 아파트 절반이 5억 이상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12:35

업데이트 2021.09.02 16:06

서울 노원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노원구 아파트 단지 바라 본 모습. 뉴스1

서울 노원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노원구 아파트 단지 바라 본 모습. 뉴스1

서울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중간값)이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넘었다. 중위가격은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의 중간 가격으로 강북 아파트 전세 매물 절반 이상이 5억원을 넘는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8월 주택가격 동향
강북 전세 중간값 5억433만원
임대차2법 이후 1억3000만원↑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의 ‘8월 주택가격 동향’(지난 16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5억43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3억7858만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억2575만원, 약 33% 올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3억대를 꾸준히 기록하다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 통과 이후 9월에 4억대를 넘어섰고, 11개월 만에 5억 원대를 돌파했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계약 갱신율이 늘어났고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정부의 자화자찬과 시장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3억1149만원이었다. 문 정부 들어 2억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6월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달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분석한 지역별 시황을 보면 “전세 매물 부족” “전세매물 희소함” 등과 같은 의견이 압도적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전달 대비 2.56%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은평구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신규 전세물건이 부족하고 가격도 강세”라는 분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당장 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차2법을 유예하고 임대차 신고제를 통한 거래 정보를 모아 분석한 뒤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전세 중위 가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아파트 전세 중위 가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치솟는 전셋값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전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기준이 시세와 동떨어지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으로 제공하는 유일한 전세자금 대출 상품인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수도권 3억원 이하, 지방 2억원 이하여야 한다.

2015년 1월 만들어진 정책상품으로 당시 서울 강북의 중위 전셋값은 2억5625만원, 전국은 1억8445만원 선이었다. 2018년 9월부터 두 자녀 이상 가구의 경우 주택보증금 기준을 1억원씩 올려 수도권 4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수도권 1억2000만원, 지방 8000만원으로 신혼부부의 경우 수도권 2억원, 지방 1억6000만원이다.

대출조건이 까다롭고 한도도 적지만 금리가 연 1.8~2.4%로 적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전국의 아파트 절반 이상의 전셋값이 3억원을 넘어서서 상당수가 이를 적용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전세보증금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주택을 살 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주택 가격 5억원 이하)이나 금융위원회의 보금자리론과 같은 대출상품의 기준도 함께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셋값에 이어 집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5억893만원을 기록했다. 수도권 상위 20%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정부 출범 당시 8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4년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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