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국은 백신 부족한데…美 3월 이후 최소 1510만 도스 폐기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10:53

업데이트 2021.09.02 10:56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왼쪽)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왼쪽)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 3월 초부터 6개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510만 도스(회분)를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이 보도했다.

NBC가 입수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는 약국 체인과 주정부 등 백신을 미 국민에게 제공하는 주체가 보고한 것을 모두 집계한 것이다.

백신이 폐기되는 이유에 대해 CDC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백신 용기의 파손, 희석 과정의 오류, 냉장 보관 시스템의 오작동 등이 원인이라고 NBC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4대 약국 체인은 각각 100만 도스 이상의 백신을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백신 폐기량은 월그린 260만 도스, CVS 230만 도스, 월마트 160만 도스, 라이트 에이드(Rite Aid) 110만 도스로 각각 집계됐다.

주(州) 정부도 텍사스 51만 7746도스, 노스캐롤라이나 28만 5126도스, 펜실베이니아 24만 4124도스, 오클라호마 22만 6163도스를 각각 폐기했다고 CDC에 보고했다.

NBC는 자료에 국방부, 교도소, 재향군인보건청(VHA) 등 연방정부 기관과 아칸소, 코네티컷, 루이지애나, 메인, 네바다, 오하이오, 오리건 등 7개 주의 자료가 빠져있어 실제 백신 폐기량은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12월부터 7월까지 미국 10개 주에서 100만 도스의 백신을 폐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BC는 CDC가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는 백신이 어디에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자세하게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폐기된 백신의 양은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유통된 4억 3500만 도스와 미국이 8월 3일까지 다른 나라에 제공한 1억 1170만 도스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빈곤국가의 상황과 비교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NBC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동유럽 국가 조지아는 인구 490만명에게 백신 110만 도스를 접종한 상황이고, 3040만명의 인구를 가진 네팔은 불과 970만 도스만 접종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면역 취약 계층에 이어 오는 20일부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Booster Shot·추가접종)' 접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백신 불평등으로 인한 도덕적 논쟁도 일고 있다.

전염병 불평등을 연구하는 샤리파세 칼랄라 영국 워릭대 국제보건법 교수는 NBC와 인터뷰에서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인구의 5%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이 낭비되는 상황은 정말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CDC를 인용해 지난달 13일 이후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한 미국민이 100만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CDC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미국에서 2억552만7578명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1746만7017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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