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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참치가 단백질바를?" 3년차 마케터의 전략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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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참치가 도대체 왜?”
지난 6월 동원F&B가 ‘동원참치 단백질바’를 출시하자 나온 주된 반응이었다. “단백질바에 참치를 넣은 것이냐”, “참치 맛이 나면 이상할 것 같다”는 질문도 나왔다. 만약 소비자가 편의점에 진열된 해당 제품 앞에서 잠시라도 멈칫했다면 회사의 전략이 먹힌 것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마케팅부문 식품 CMG(category manager group) 최진혁 주임은 “동원참치가 단백질 식품을 잘한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제품을 손에 들게끔 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단백질바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었는 얘기다.

‘동원참치=단백질’ 이미지를 각인시켜라

 동원참치 단백질바를 개발한 동원F&B 최진혁 주임. [동원F&B 제공]

동원참치 단백질바를 개발한 동원F&B 최진혁 주임. [동원F&B 제공]

그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동원F&B 본사에서 진행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제품 출시배경에 대해 “‘동원참치는 단백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게 올해 마케팅의 목표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최 주임은 입사 3년 차 마케터다. 동원참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단백질 식품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 상황. 최 주임은 “동원참치캔 150g은 1일 단백질 영양성분 기준치(55g)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단백질 28g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고단백질 식품”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동원참치가 맛있고 간편한 식품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인식하게 할지 고민이었다“라고 말했다.

‘참치와 단백질, 어떻게 떠올리게 할까’

고민 끝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단백질바였다. “단백질 하면 보통 단백질바를 떠올리잖아요. 단백질이 응축된 가장 편리한 형태니까요. 만약 동원참치가 단백질바를 판다면 소비자들에게 동원과 단백질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겠다 싶었어요. 최근 들어 단백질바 시장규모가 매년 고성장을 하기도 했고요.”

마케팅 수단으로 이를 상징하는 신제품을 개발하자는 3년 차 마케터의 과감한 아이디어는 의외로 순조롭게 통과됐다. 단백질바에 동원 참치를 붙이느냐 마느냐에 대해선 내부 의견이 갈렸다. 단백질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동원참치를 안 붙이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았다. 캐스팅 보트를 쥔 건 영업팀이었다. 영업팀은 판매를 위해서는 동원참치의 인지도를 이용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동원참치 단백질바’가 탄생했다.

동원참치 단백질바 2종 [동원F&B 제공]

동원참치 단백질바 2종 [동원F&B 제공]

최적의 참치 맛 비율을 찾아라  

단백질바에서 ‘참치’ 맛을 얼마나 낼지도 문제였다. 그는 “동원참치의 정체성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참치 향이 나야 했지만 많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고, 적으면 동원 참치의 의미가 사라져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 주임은 연구원, 개발자 등 실무자 40여명과 함께 약 3개월간 가다랑어분말에 대한 최적의 비율을 찾아갔다. 가쓰오부시는 가다랑어를 찐 다음 훈제 발효해 말린 식재료다. 그렇게 찾은 황금 비율로 감칠맛은 살리되 특유의 향은 최소로 했다. 초콜릿 맛 단백질바에도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쌀가루·밀·옥수수·귀리·보리 등 5가지 곡물과 코코아 분말로 단 맛을 내는 ‘오곡 초코로핀’으로 유명한 제조업체를 찾아내 건강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구현해냈다.

출시 석 달 째, 소비자 반응은 그의 예상대로다. 참치향은 거의 안난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애초에 은은한 맛을 내도록 개발했으니 이 또한 작전 성공이다. 그는 “마케터로서 소비자의 심리를 제대로 읽어내고 판매로 이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좋은 시그널”이라고 자평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백질하면 모두가 동원참치를 1순위로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최 주임은 “그 첫 시작이 단백질바”라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넷마블 협업, 추석 단백질 선물세트도 기획 

제품 붐업을 위해 넷마블의 상반기 신규 모바일 게임 ‘제2의 나라: Cross Worlds’(이하 제2의 나라)와 협업도 성사시켰다. 제2의 나라는 넷마블의 감성 모험 롤플레잉 게임으로 아기자기한 동화 풍의 그래픽이 특징이다. 이 게임의 육체미를 담당하고 있는 근육질 캐릭터 ‘디스트로이어’를 단백질바 제품 패키지에 그려 넣었다. 게임 내에서 동원참치 단백질바를 이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단백질바에서 게임 협업 마케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원참치 '제 2의 나라' 협업 이미지. [동원F&B 제공]

동원참치 '제 2의 나라' 협업 이미지. [동원F&B 제공]

단백질 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주임은 추석 시즌을 겨냥해 ‘이거 하나면 단백질 끝’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동원F&B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백질바, 동원참치, 리챔 프로틴 등 단백질 제품을 하나로 모은 종합 세트다. 이 역시 ‘동원 참치는 단백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3년 차 마케터가 제품 개발, 협업 마케팅, 세트 기획까지 전 과정을 이끄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제품의 탄생부터 판매까지 관여하다 보니 제품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따른다. 최 주임은 “회사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시도하고 젊은 사원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라며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마케터로서 성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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