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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탄소배출권 최대 수혜 기업…하반기엔 덕 좀 볼까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07:00

탄소배출권이란 게 있습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서 북극이 녹고 8월에 장마가 오질 않나, 이상기후 현상이 자꾸 생기잖아요. 그래서 유엔기후변화협약(1997년 교토의정서)은 각국 정부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할당하고, 정부는 기업에 나눠주도록 했습니다. 기업은 할당량만 배출해야 하는데,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습니다.

휴켐스는 작년에 탄소배출권 185만톤을 팔아 국내 배출권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배출권 판매를 하는 사업부가 따로 있을 정도인데요.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2015년에 시작했는데 해마다 거래량과 가격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갈 곳 잃은 북극곰. 셔터스톡

지구온난화로 갈 곳 잃은 북극곰. 셔터스톡

·공업용 질산 생산 국내 1위, 탄소배출권 판매도 1위

·한화에 팽 당했지만 금호미쓰이로 만회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인수, 배출권 거래 활성화가 관건

휴켐스의 본업은 공업용 질산 사업입니다. 생산량이 국내 1위라고 하죠. 이 질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과 사람 몸에 무지하게 안 좋은, 그래서 교토의정서에서 특별히 지목한, ‘아산화질소(N₂O)’가 나옵니다. 휴켐스는 오스트리아 카본社의 지원을 받아 전남 여수 질산공장에 온실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했어요. 이렇게 감축된 온실가스가 CDM(청정개발체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발생한 감축분을 선진국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 한국은 협약상 개도국)을 통해 판매 가능한 배출권으로 확보되는 구조입니다.

전남 여수 소재 휴켐스 질산5공장. 사진 휴켐스

전남 여수 소재 휴켐스 질산5공장. 사진 휴켐스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올해 하반기 더 뛸 전망입니다. ▶탄소배출권 3기(2021~2023년) 시행으로 각종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백신 보급 등으로 배출권이 필요한 공장의 가동률이 늘어났으며 ▶정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할 태세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재계에서 배출권 가격이 급상승해 견딜 수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많이 나왔는데요. 휴켐스에는 호재로 보입니다.

2015년 국내 도입 당시 톤당 8000원이던 탄소배출권은 지난해 4만원까지 올랐다 현재 2만8000원 정도로 내려온 상태인데요. 배출권 가격이 1만원 움직이면 휴켐스 매출은 122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알짜 사업’ 입니다. 영업이익률이 80%!

특히 올해부터는 장기공급계약이 종료되고 전량 스팟 거래되기 때문에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가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휴켐스의 배출권 실적을 매출 297억원, 영업이익 253억원으로 예측했습니다. 배출권 거래를 선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사례를 보면 배출권 판매 사업은 전망이 밝습니다.

휴켐스와 협력관계를 설명하는 오스트리아 카본그룹 홈페이지.

휴켐스와 협력관계를 설명하는 오스트리아 카본그룹 홈페이지.

탄소배출권이 중요하지만 휴켐스의 본업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죠. 휴켐스 매출의 60%는 폴리우레탄의 원료가 되는 DNT(Di-Nitro Toluene)와 MNB(Mono-Nitro Benzene) 생산 및 판매에서 나오는데요. 최종적으로 DNT는 가구 내장재, 인조가죽, 신발소재 등에 쓰이고, MNB는 단열재,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 등에 쓰입니다. 올해 3월에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이 휴켐스에서 조달하던 DNT 계약을 끊고 자체 조달하겠다고 하면서 휴켐스 주가가 14% 급락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후 휴켐스는 금호미쓰이화학과 MNB 장기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질산에 톨루엔을 섞으면 DNT, 벤젠을 섞으면 MNB가 되는데, 암모니아를 섞으면 초안(硝安)이 돼요. 초안은 산업용 폭약, 마취제, 반도체 세정제 등으로 쓰이는데, 매출의 30%를 차지합니다. 마지막으로 탄소배출권 등 기타 사업이 10% 입니다.

휴켐스의 질산암모늄(초안). 중앙포토

휴켐스의 질산암모늄(초안). 중앙포토

사실 휴켐스 주가는 DNT로 만드는 TDI(Toluene Di-Isocyanate) 스프레드가 악화하면서 2018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습니다. 코로나도 악영향을 줬고, 작년 8월에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하기도 했죠. 작년 하반기부터 TDI 스프레드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올해는 더 활발한 탄소배출권 거래가 기대됩니다.

2017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현 국가주석)와 환담하는 고 박연차 회장. 사진 태광실업

2017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현 국가주석)와 환담하는 고 박연차 회장. 사진 태광실업

휴켐스는 1970년대 설립된 국내 대표 비료회사 남해화학에서 2004년 물적분할 했습니다. 2006년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인수했고요. 현재 지분구조는 태광실업 40%, 박연차 회장 아들인 박주환 현 회장 2.6%, 특수관계인 해서 도합 43.4%, 그 다음엔 농협경제지주 8.4%, 국민연금 8.1% 등입니다. 작년 매출은 5940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 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지구를 살릴 탄소배출권에 투자해 보면?

이 기사는 9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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