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파이시티’로 처벌? ”이재명 ‘강제입원 판결’과 닮은꼴“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05:00

오세훈 서울시장이 4ㆍ7 재보궐선거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자 “야당 지자체장에 대한 과잉수사”라며 반발했다.

오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까.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시티 내 임기 중 아니다” 발언으로 고발당해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영선 후보(왼)와 논쟁을 벌이는 오세훈 시장. JTBC캡처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영선 후보(왼)와 논쟁을 벌이는 오세훈 시장. JTBC캡처

발단은 지난 4월 5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다.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강철원 당시 캠프 비서실장이 3000만원을 수수한 뒤 오세훈 후보가 시장이던 시절 파이시티 인허가를 부탁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에 오 시장은 “파이시티는 제 임기 중에 인허가를 했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며 반박했고, 토론회 이후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당했다.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오 시장의 답변은 틀린 것에 가깝다. 파이시티 사업은 오 시장 재임 중이던 2009년 11월 건축 인허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최측근인 A 실장이 인허가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2012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다만 오 시장이 “기억한다”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말한 게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 판례를 볼 때 오 시장 역시 재판까지 가더라도 유죄를 이끌어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법 “토론회서 방어하다 나온 것…허위사실 공표 아냐”

지난해 7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2심 당선무효형'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하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2심 당선무효형'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하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2018년 5월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하셨죠?’라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가 기소됐다. 2심은 이 지사가 실제로는 친형의 강제입원 절차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보고 벌금 3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ㆍ답변하거나 주장ㆍ반론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이 지사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후보자 간 서로 비판하고 방어하는 과정에서 일부 틀린 표현이 나오는 것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오 시장처럼 허위사실을 단언하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 소극적으로 하는 경우 더욱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압수수색 “정치수사” “이재명도 받아”

경찰의 서울시청 압수수색을 놓고 오 시장 측이 주장하는 “정치수사”로 볼 것 인지는 해석이 엇갈린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선거법 위반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8년 10월 경찰이 자택과 성남시청 등을 압수수색했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필요한 사유가 있어서 (압수수색을) 했다”며 정치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민주의 서정욱 변호사는 “이 지사의 경우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등 여러 혐의가 얽혀있어서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 없다”며 “10년도 넘은 파이시티 사건을 이제와서 강제수사까지 해가며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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