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마주한 정부·노조, 인력 확충 등 5개 쟁점 밤샘교섭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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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조합원들이 참석한 총파업 전야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조합원들이 참석한 총파업 전야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예고한 총파업을 앞두고 1일 오후부터 정부와 노조가 막판 밤샘 교섭을 벌였다. 협상 결렬 시 2일 오전부터 총파업이 진행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와 노조는 1일 오후 2시40분부터 서울 영등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13차 교섭에 들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협상장을 방문해 “대승적 결단을 요청한다”며 “합의해서 (파업 철회하면) 관철하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도 “정부 예산에 담지 못한 게 있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담겠다”고 말했다. 송금희 노조 사무처장은 “환자를 두고 나갈 수 없도록 안을 제시해 달라”고 답했다.

합의가 불발되면 2일 오전 7시부터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노동자로 구성된다. 5만6000명의 노조원 중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과 관련된 필수 인력을 제외한 30%, 1만7000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노조 137개 사업장 중 참여 의료기관은 104곳으로, 대부분 대형 병원이자 감염병 전담 치료병원이다. 정부는 파업 병원의 환자 이송 대책도 검토 중이다. 파업 병원이 운영하는 선별진료소 75곳도 운영 차질이 예상된다.

양측은 지난 5월부터 12차례 교섭을 통해 22개 세부 과제를 논의해 왔고 이 중 17개에 대해선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 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교육전담 간호사 및 야간간호료 확대 등 다섯 가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노조의 최우선 요구 중 하나는 코로나19 대응 인력의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수당 논쟁을 벌일 수 없으니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보건의료 노동자에게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하자고도 요구한다. 그간 인력을 갈아넣다시피 해 겨우 유지해 왔는데, 피로도가 극에 달한 만큼 인력 파견 등의 임시방편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정부는 어려움에 공감하지만 “인력 기준 시행 시점이나 인력 채용 방식에 대한 보상 수준에 대해 이견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근본적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동의는 하지만 간호인력의 수급 문제, 쏠림의 문제를 고려하면서 방안을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이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2018년부터 정부가 밝힌 공공의료 강화도 실행된 것이 거의 없다며 구체적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공공의료는 갑자기 제기된 문제도 아니고 이번 정부 초부터 확충 얘기가 있었는데 지자체 협의나 재정 당국과의 협의가 이미 이뤄졌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성이 큰 감염병 관리 부분은 인력 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건보를 지급하는 식의 재정 투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재정이 가장 큰 걸림돌일 수 있는 만큼 일개 부처의 권한 밖이라면 대통령, 국무총리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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