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백구…실종 93세 할머니 쓰러지자 40시간 지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01 22:50

업데이트 2021.09.01 22:58

반려견 백구. 사진 홍성군

반려견 백구. 사진 홍성군

치매를 앓는 90대 할머니가 실종된 지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따라나섰던 반려견 ‘백구’가 탈진해 쓰러진 할머니 곁에서 체온을 나눈 덕이다.

충남 홍성군과 TJB 대전방송에 따르면 홍성에서 지난 25일 새벽 반려견과 함께 집을 나선 김모(93) 할머니는 마을을 벗어나면서 연락이 끊겼다. 김 할머니와 백구의 모습은 인근 축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실종 직후 경찰과 방범대,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대가 인근 주변을 수색했지만 할머니를 찾는 데 실패했다. 새벽부터 계속된 비로 수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마지막 수단으로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이용해 수색에 나섰고 실종 40시간 만에 2㎞ 떨어진 농로 안쪽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겨우 찾았다. 육안으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위치였다.

빗속에 체온이 떨어진 할머니의 곁에는 백구가 있었다. 백구는 할머니 옆에서 기력을 다해 체온이 떨어진 할머니의 몸을 비비고 있었다. 열화상 탐지 드론은 할머니 대신 백구의 생체 신호를 탐지했다.

충남경찰청 드론 담당자는 “할머니께서 물속에 누워 계셨기 때문에 체온이 정확히 잡히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반려견이 체온이 높아서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이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백구는 3년 전 큰 개에 물려 사경을 헤매다 할머니 가족이 구해줘 인연을 맺었다. 김 할머니의 딸 A씨는 “비가 온 추운 날씨와 길어진 실종 시간으로 애간장이 다 녹는 줄 알았다”며 “은혜를 갚은 백구 덕분에 엄마가 무사할 수 있었다. 더 잘해줘야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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