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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조작”, “헛소리”…‘역선택 방지’ 두고 거칠어지는 野경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분들이 당 경선에 개입해선 안 된다.”(윤석열 캠프 장제원 총괄실장)
“우리끼리 잔치하고 정권교체는 물 건너가는 경선 자체가 한심하다.”(유승민 캠프 오신환 상황실장)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경선 룰에 대한 후보별 의견 수렴에 나선 1일 각 후보 캠프는 “경선 조작”이라거나 “헛소리” 같은 말을 주고 받으며 격하게 충돌했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률 의견 정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률 의견 정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홍원 당 선관위원장은 역선택 방지 도입(범여권 지지층은 여론조사에서 배제) 등 경선 룰을 이미 정해놨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회의 공개발언에서 “어떤 안도 성안되거나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주자로 ‘윤석열·최재형·김동연’을 거론한 것이 논란을 빚는 것과 관련해선 “‘현 정부 고위직 출신 중에서’로 한정해 묻기에 그렇게 답한 것”이라 했고, 지난달 윤 전 총장을 따로 만난 것을 두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에는 “견강부회”라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먼저 ‘역선택 방지조항’에 찬성하는 후보(윤석열·최재형·황교안 캠프 등)측을 불러 간담회를 했다. 이후 윤 전 총장 측 장제원 캠프 총괄실장은 기자들을 만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면서 “당내 대결에서 두 자릿수 지지를 받는 분(홍준표·유승민 등)이 여야 양자 대결이나 민주당 후보와의 다자대결에선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조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의사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결정 과정에 개입하게 하는 건 정권교체 열망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용산구 임정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용산구 임정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 캠프 박대출 전략총괄본부장도 “최근 여론조사 수치는 경선 조작까지 의심될 지경”이라며 “역선택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의 열렬 지지자)에게 우리 운명 맡길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따로 기자들에게 “지금의 여론조사는 (여권 지지자들이) 손쉬운 야권 후보를 선택하도록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관위는 이어 ‘역선택 방지조항’에 반대하는 주자 측(박진·박찬주·안상수·유승민·장기표·장성민·하태경·홍준표 캠프) 의견을 들었다. 유승민 캠프의 오신환 종합상황실장은 기자들에게 “역선택 방지 조항에 반대하는 후보가 8명이다. 또 지금껏 그런 조항을 넣은 적도 없다”면서 “그런데도 이를 강행한다면 결국 경선은 파국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바른정당 대선 경선 때 유승민 당시 후보가 역선택 방지를 주장했다"는 주장(박대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헛소리한 것”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홍준표 의원도 “상식에 어긋나는 반쪽 국민 여론조사 도입 시도는 그만 두라”(페이스북)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노동계 현안 청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가진 노동계 현안 청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은 한국노총을 방문한 뒤 ‘선관위 내부적으로 중재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경선준비위 안(案)에서 ‘토씨 하나 고치지 말라’고 했다. 변칙적인 절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경선준비위가 당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은 넣지 않기로 한 것을 ‘원안’으로 보고, 이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홍원 위원장은 “경선준비위는 선관위가 출범하면 일을 수월하게 하도록 온갖 안(案)을 만들고 자료 수집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선관위가 (경준위안을) 조정할 수 있다는 말도 맞지만, 당 최고위가 경준위 안을 보고 받고 추인한 게 맞다"고 다른 말을 했다.

이날 첫 회의를 마친 선관위는 6일 경선룰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 “선관위가 발표 하루 전인 5일 후보 전원을 불러 경선 승복을 서약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설문에 '정권 교체에 찬성하는가'라는 것을 넣는 방안 등도 중재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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