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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문 닫히기 전에" 8월말 패닉…마통 이틀간 5329개 폭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전달에 비해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당국 압박에 은행들이 잇달아 신용대출 한도 제한 방침을 밝히자 막판에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급증하는 등 '패닉 대출' 현상도 빚어졌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전달 보다 3조506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전달 보다 3조506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조5068억원 증가했는데, 7월 증가 폭(6조2009억원)에 비해선 속도가 줄었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건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원으로 전월보다 11억8000만원 늘어나 직전 증가 폭(1조8636억원)에 비해 증가 속도가 확연히 줄었다. 7월에는 카카오뱅크와 HK이노엔 등의 공모주 청약에 맞춰 일시적으로 신용대출이 증가했는데, 8월 중 청약증거금이 환불돼 상환된 영향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93조4148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8311억원 증가했다. 7월 증가액(3조823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증가세 다시 꺾인 신용대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증가세 다시 꺾인 신용대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은행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압박의 영향은 이달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부터 NH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다른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이달부터 한도를 줄였고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 한도를 조정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한도 축소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잇따른 대출규제에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가수요도 폭증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23~27일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는 1만1274건으로 집계됐다. 8월 첫째 주(2~6일) 개설 건수(6363건)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달 30, 31일 이틀 동안에만 시중은행에서는 5329개의 마이너스 통장이 새로 개설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의 보도가 잇따르며 8월 말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크게 늘어났다"며 "31일의 경우 일일 개설 건수로는 올해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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