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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미 MIT 교수 "ESG, 중소기업에도 기회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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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 열풍입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입니다. 'ESG 경영'은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재무적 판단 외에 이 세 가지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는 걸 의미합니다.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는 '지속 가능성' 때문입니다. 누군가 기후 위기를 용수철에 비유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환경 파괴로 지구가 자정 능력을 잃게 되면, 한번 늘어난 용수철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겁니다.

지구의 일부인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문가들은 "ESG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MIT의 요시 셰피 교수가 대표적입니다. 글로벌 IT기업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업무를 담당하는 신지현 매니저가 그를 서면 인터뷰했습니다. '지식 콘텐트 서비스' 폴인(fol:in)이 단독 공개합니다.

※ 이 콘텐트는 폴인(fol:in)이 발행한 〈마케팅팀도 인사팀도 알아야 하는 ESG〉 4화 중 일부입니다.

“공급망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이유·도구는 사회적 관심사로 이어집니다. 즉, 'E', 'S', 'G' 세 분야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MIT Slan management review에서 '지구를 구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몫인가?'에 대해 대담 중인 요시 셰피 교수(가장 오른쪽). (출처 : MIT SMR 유튜브 캡처)

MIT Slan management review에서 '지구를 구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몫인가?'에 대해 대담 중인 요시 셰피 교수(가장 오른쪽). (출처 : MIT SMR 유튜브 캡처)

'ESG 경영' 실천 전략을 제시하는 도서 『밸런싱 그린』은 아마존의 탄소 중립 글로벌 지속가능성 책임 디렉터 에드가 블랑코(Edgar Blanco)와 MIT 요시 셰피 교수가 함께 썼습니다. 이들은 기업이 경제 성장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충족해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말(say)'하는 만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에 실제로 '지불(pay)'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죠.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어떻게 이익과 환경에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책에 소개됩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현재 이 책에 언급된 것과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고 있어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는 기업의 기사는 쏟아지는데 소비자가 그 가치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ESG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셰피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한국의 ESG 현실에 대한 3가지 질문

1. ESG 도입을 말하는 한국 기업이나 개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우선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 때문에 라이프스타일(삶의 패턴)을 바꾸기 어려울 거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19와 같은 팬더믹 상황에서도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적잖은 지역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조심하지 않는 등의 현상만 봐도 그렇죠. 앞으로도 개인의 위험한 행동을 바꾸려는 노력은 수십 년 지속해도 효과가 없을 겁니다.

물론 한국 소비자들이 자신의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해 행동을 스스로 바꾼다면 대단한 일일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행동을 빠르게 바꾸지 않는다면, 특정 기업이나 정부가 상징적인 성명서를 내는 걸 넘어 의미 있는 조처를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책을 쓰면서 저는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연구했습니다. 여기서 지속가능성이 '환경 대(對) 수익'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구도라는 걸 확인했죠. 즉, 저렴한 물건을 찾는 사람과 깨끗한 환경을 원하는 사람을 비교할 수 있는 거죠.

사실 내일 당장 가족을 어떻게 먹여 살릴지 고민하는 사람은 미래의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과 갈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기업은 ESG 관점까지 담아 사업을 이어가는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할 겁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을 자신의 사업과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보면 빠른 배송 경쟁 때문에 과대 포장, 노동자 인권 문제 같은 ESG 측면에서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런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있을까요?

비즈니스 환경 개선 논의에 앞서 짚고 갈 점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신속·편리한 이커머스가 환경에 해롭다고 판단하고 사용을 중단할 때까지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정부는 일부 기업의 행동을 규제할 수는 있지만, 민주주의 체제에서 소비자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정부의 규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부가 탄소세를 제정하려고 했을 때와 휘발유에 대한 탄소세에 대응한 '노란 조끼 시위'*가 파리 거리를 불태웠던 것처럼 말이죠.

*2018년 1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발표에 반대하면서 시작되어 점차 반정부 시위로 퍼진 시위를 말한다. 노란 조끼 명칭은 운전자가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것에서 붙었다. (출처 : 박문각 시사상식사전)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소비자인 시민들이 변해야 합니다.

3. ESG 평가지표만 해도 600가지가 넘습니다. 한국 정부는 기업에 통일된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K-ESG'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런 작업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4월, 한국식 ESG 지표 정립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업 평가 부담을 줄이는 지침 성격의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에 최종 지표를 발표할 계획이다.

좋은 시도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새롭게 통일된 지표와 관련해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새로운 표준 때문에 특정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표준에 무엇을 포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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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각 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다르다고 보기에, 정부가 획일적으로 한 지표로 통일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의가 많이 필요한 이슈죠.

ESG 하면 나오는 질문 4가지

1. 자원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ESG 선언이 상대적으로 쉬운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ESG를 실행할 여건이 열악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ESG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중소기업은 정부로부터 직접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게 필요하죠. 반대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SG가 투자·규제 관점으로 강조가 되기에, 대기업보다 빨리 변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선제적으로 엄격한 ESG 표준을 도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오히려 큰 기업의 틈을 파고들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령 '탄소세 부과'와 같은 정책은 미리 준비한 중소기업이 차별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규모와 업종 특성상 탄소 배출을 급격히 줄이지 못하는 대기업(예를 들면 항공사)은 오히려 위기감을 느낄 겁니다.

2. 정부와 중간지원조직*, 비영리단체는 ESG라는 거대한 흐름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중간지원조직은 공익활동 지원을 위한 연결과 협력을 하는 조직이다. 비영리 조직·활동가·생태계를 지원할 사업을 진행한다. 국내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등이 있다.

중간지원조직과 비영리 단체는 홍보와 교육 캠페인을 계속해야 합니다. 또 성공 스토리를 찾아 강조해야죠. 정부는 기술 개발에 힘을 써야 합니다. 예를 들면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고 분리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필요하죠.

특히 개발도상국은 계속 발전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탄소 포집 기술*만이 유일하면서도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라 믿고 있습니다.

*탄소 포집 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하는 기술을 뜻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대량 생산되는 근원지에서 그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에서 볼 수 있다.

3. '환경'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ESG의 S(Social), G(Governance)에 대한 의견도 궁금합니다.

제가 책에서 환경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고 'S'나 'G'가 덜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급망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이유·도구는 사회적 관심사로 이어집니다. 즉, 'E', 'S', 'G' 세 분야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한 많은 글로벌 기업은 환경과 사회적인 실행계획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인터뷰를 토대로 환경뿐 아니라 기업의 제조·조달·유통·운송·디자인·마케팅 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었죠.

먼저 다양한 차원의 환경 지속가능성(온실가스·에너지·물·독소·폐기물·재활용)은 기업의 실행 계획 한 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기업은 조직과 공급망 전체에 실행 계획을 분산하고, 과제 이행을 지속할 수 있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 지속가능성 관련 라벨링(labeling)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합니다. 소비자 행동과 환경주의자의 평가, 정부의 감독 및 투자자의 위험 분석 모두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지킬 중요한 동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조직 전체에 걸쳐 지속가능성 실행계획을 도입·조정하는 경영 과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기업의 실행계획 평가·문화·평가지표·인센티브, 그리고 비영리기관과의 협업 등이 있죠.

4. 어떤 제품은 공급보다 '사용 단계(Use Phase)'가 더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 단계에서 기업의 책임·역할은 무엇일까요?

일부 제품은 공급망보다 '사용 단계(Use phase)'에서 상당한 환경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타당한 지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연료 효율이 높은 자동차라도 운행 중 탄소 배출량은 자동차의 제조 과정 배출량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사용 단계는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 사용과 관련된 고객의 모든 절차와 활동으로 구성됩니다.

샴푸·세제·세정제와 같은 제품을 예로 들면 사용 단계에서 우선 물이 소비됩니다. 이때 뜨거운 물을 사용한다면 에너지가 추가로 소비되죠. 또 제품의 첨가제가 물을 오염시키는 것도 이 과정에 포함해야 합니다. 이에 일부 기업은 제품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조사하고, 포장 디자인 및 재활용을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사용 단계'에서도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있습니다.

글로벌 타이어 업체 미쉐린(Michelin)은 제품 판매 단계에서 그들의 상품을 단순 판매에서 '서비스화(servicizing)' 하는 사업 모델을 구현했습니다. 트럭 운송 회사에 타이어 관련 '마일 단위 지불' 서비스를 제공한 거죠.

예컨대 트럭 운송 회사는 타이어를 구매하는 대신 10만 마일(약 16만km) 상당의 타이어 사용량을 살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미셸린은 트럭이 해당 거리를 운행하는 동안 타이어 설치·유지·교체·재활용을 통해 타이어가 정상 작동하도록 보장하죠. 이런 약정은 미쉐린에겐 더 많은 사업을 제공하고, 동시에 고정비용을 변동원가로 바꿔 운송 회사의 사업 리스크를 줄여 서로 '윈윈 (Win-Win)' 하는 모델이죠.

타이어 업체 미쉐린은 타이어 대신 '타이어 사용 거리'를 파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트럭의 '탄소 발자국'을 줄였다. ⓒUnsplash

타이어 업체 미쉐린은 타이어 대신 '타이어 사용 거리'를 파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트럭의 '탄소 발자국'을 줄였다. ⓒUnsplash

또 이 사업 모델은 트럭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줍니다. 타이어 제조업체가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 타이어는 수명이 길고 회전 저항이 적기 때문에 트럭의 연료 소비량이 줄어듭니다. 타이어 교체 주기도 늘어남에 따라 제품의 제조 수량도 감소하게 됩니다.

(후략)

※ 이 콘텐트는 폴인(fol:in)이 발행한 〈마케팅팀도 인사팀도 알아야 하는 ESG〉 4화 중 일부입니다.

■ 폴인 온라인 세미나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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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ESG(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 구조(Governance))의 요소를 고려하며 비즈니스를 펼치는 게 당연한 세상입니다. 이미 큰 기업들은 앞다퉈 관련 경영 전략을 제시했고, ESG와 관련한 투자에도 관심이 쏠렸죠.

그런데 여전히 ESG가 우리의 일상 업무, 삶과 연결이 되는지 의문을 품는 분들이 적잖습니다. 여전히 ESG를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또 이를 일에 적용하는 건 더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많죠.

세상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폴인 멤버들을 위해 이미 다가온 미래를 소개할 서진석 팀장과 신지현 매니저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 2021.09.16(목) 20시 (온라인 라이브)
▶ 신청 : 폴인 홈페이지  https://folin.co

폴인멤버십 회원은 누구나 ‘무료’로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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