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 맛 본 中…韓처럼 오염 운반하는 황사 걱정 시작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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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이 황사로 온통 누렇게 뒤덮였다.   베이징시 기상대는 이날 올해 들어 처음으로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기상대는 이날 오전 중 대부분 지역에서는 황사로 인해 가시거리가 1㎞ 이하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중국신문망 등이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이 황사로 온통 누렇게 뒤덮였다. 베이징시 기상대는 이날 올해 들어 처음으로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기상대는 이날 오전 중 대부분 지역에서는 황사로 인해 가시거리가 1㎞ 이하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중국신문망 등이 전했다. 연합뉴스

중국의 대기오염이 지속해서 개선되면서 이제는 황사 먼지에 묻어오는 유해물질에 대해서도 중국 사람들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그동안 한국에서 중국 측에 제기했던 사항인데, 중국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국 사람들이 겪는 '중국발(發) 대기오염' 고통을 중국인도 인정하게 될 것이란 기대도 낳고 있다.

중국과학원 생태환경과학연구센터 환경화학·생태독성 국가핵심연구소 소속인 류 키안 박사 등 중국 내 환경·독성학자 24명은 최근 '환경 과학기술(ES&T)' 국제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황사로 인해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에 우려를 드러냈다.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 3월 14~15일 중국 북부에서는 10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황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베이징에서는 미세먼지(PM10) 농도가 ㎥당 360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에 이르렀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24시간 평균 권고기준의 72배에 해당하는 농도였다.
이런 심한 황사는 4월까지 4번이나 더 반복적으로 강타했다.

지난 4월 15일 오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지역이 황사의 영향으로 온통 누렇게 변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황사비 맞은 자동차가 베이징 도로에 주차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15일 오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지역이 황사의 영향으로 온통 누렇게 변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황사비 맞은 자동차가 베이징 도로에 주차된 모습. 연합뉴스

이들 전문가는 "중국 정부의 나무 심기와 목초지 개선, 생태복원 프로젝트의 시행으로 1961년 이후 2016년까지 황사 발생이 감소했으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중국 북부에서 심한 황사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또 "황사 발생 기간에 폐렴 환자의 입원이 늘었고, 소아 천식 환자의 급성 호흡기 증상이 악화하고, 천식 환자의 폐 기능이 저하되는 등 응급 치료와 입원 비율이 모두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황사 먼지는 자연에서 기원하지만, 대기를 통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흡수하면서 특성이 는 동안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기 중 유해 물질의 운반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황사 먼지에 유해물질이 실려 올 수 있다는 우려는 한국에서 걱정해온 문제다.
중국 네이멍구나 몽골에서 발생해 한반도로 불어오는 황사 먼지에 중국 북부 공업지역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중국 쪽의 대기오염 상황이 최근 크게 개선되면서 중국인도 한국인과 같은 고민을 안게 된 셈이다.

기고문에 따르면 중국의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3년 108㎍/㎥에서 2020년 56㎍/㎥로 개선됐다.
또, 초미세먼지(PM2.5)는 같은 기간 90㎍/㎥에서 33㎍/㎥로 줄었다.

중앙일보 베이징 총국 사무실에서 촬영한 CBD 풍경 사진. 왼쪽부터 2021년 3월 15일, 2월19일, 2월1일.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중앙일보 베이징 총국 사무실에서 촬영한 CBD 풍경 사진. 왼쪽부터 2021년 3월 15일, 2월19일, 2월1일.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지난 3월 29일 중국 베이징의 맑은 하늘, 전날 최악의 황사로 몸살을 앓았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베이징 환경모니터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베이징의 공기질지수(AQI)는 56으로 '양호' 등급이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9일 중국 베이징의 맑은 하늘, 전날 최악의 황사로 몸살을 앓았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베이징 환경모니터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베이징의 공기질지수(AQI)는 56으로 '양호' 등급이다. 연합뉴스

중국 전문가들은 황사 먼지와 유해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먼지 입자와 유해물질에 대한 고도 정밀 분석을 통해 먼지가 어디서 생성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지역 유해물질과의 혼합은 없는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황사 먼지와 유해물질이 결합했을 때 어떤 독성을 나타내는지, 건강 위험은 얼마나 심각한지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황사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범지구적 협력도 필요하다"며 "사막화 지역에 대한 중국의 복원과 조림 경험을 공유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덮친 지난 3월 29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황사로 시범경기가 취소됐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이날 오후 1시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열릴 예정이었으나 낮 12시께 취소 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대구의 미세먼지(PM-10) 시간당 평균 농도는 1115㎍/㎥나 됐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151㎍/㎥ 이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연합뉴스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덮친 지난 3월 29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황사로 시범경기가 취소됐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이날 오후 1시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열릴 예정이었으나 낮 12시께 취소 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대구의 미세먼지(PM-10) 시간당 평균 농도는 1115㎍/㎥나 됐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151㎍/㎥ 이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연합뉴스

한편, 중국의 이런 분위기를 중국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지렛대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재는 한·중 양국이 장거리 대기오염에 대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조사 항목을 하나씩 늘려가는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면 장기적으로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동종인 교수는 "중국은 국토면적이 넓다 보니 중국 국내 지역 간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도 우려를 나타낸다"며 "그동안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베이징 등 대도시 대기오염이 크게 줄었지만, 바람의 이동 방향에 따라 대기오염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이어진 지난 3월 30일 오전 김포 한강신도시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뉴스1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이어진 지난 3월 30일 오전 김포 한강신도시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뉴스1

동 교수는 "최근 중국 정부도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형태로 중국의 대기 오염 물질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정하고 있지만, 국가가 공식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북아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연구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제협약 같은 형태로 의무적인 이행을 담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동 교수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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