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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통 큰’ 백신 양보 … 내막은 中 시노백 안받겠다?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 19를 피하기 위해 국경을 막는 봉쇄 정책을 펴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제공하겠다는 백신을 양보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산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도 높이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역 요원들이 실내를 소독(왼쪽)하고, 건물 출입전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산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도 높이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역 요원들이 실내를 소독(왼쪽)하고, 건물 출입전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뉴스1]

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대변인은 “코백스(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가 북한에 배정한 백신 297만 회분을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들에 재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북한 보건성에서 전해왔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백신 공급이 제한되고, 일부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북한측의 설명이라고 한다. 북한에 배정된 백신을 자신들보다 상황이 열악한 국가에 지원해도 좋다는 통 큰 양보다.

국제사회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제로(0)라고 주장하고 있다.

北 “297만회분 어려운 나라에” 

코백스는 올해 초 아스트라제네카 199만 2000회분을 북한에 배정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산 시노백 297만회 분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었다. 코백스가 모두 500만회 분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북한에 전달된 백신은 없다.

이번에 북한이 ‘양보’하겠다고 밝힌 백신의 종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97만회분’ 숫자로만 보면 국제사회가 지난달 북한에 배정한 중국산 백신 시노백과 일치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지난달 코백스가 북한에 시노백 백신 297만여 회분을 배정했고, 북한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공개했다. 즉 숫자로 보면 북한이 어려운 나라에 주라며 양보한 백신은 시노백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기구 앞서 시노백 297만회 제안  

북한은 그간 조ㆍ중 우의를 강조하며 혈맹 관계를 과시해 왔지만,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한 물백신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산 백신은 피하겠다는 속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더크 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선임국가담당자는 “북한에 콜드 체인(저온 유통체계) 구축 등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백신 부작용 법적책임 면제 합의서 서명 등 백신 전달에 수반되는 법적 요구 사항에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위해선 접종 대상자와 모니터링 계획 등 해당 국가의 사전 행정 조치가 필요한데 북한 당국이 미온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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