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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비판 현수막만 떼라더라" 부산대 '편파철거'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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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부산대 재학생이 게시한 현수막. 게시 2시간만에 학교측으로 철거요청을 받았다. 사진 권현빈씨 제공

지난달 30일 부산대 재학생이 게시한 현수막. 게시 2시간만에 학교측으로 철거요청을 받았다. 사진 권현빈씨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결정 시점을 놓고 홍역을 치른 부산대에서 이번엔 현수막 편파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1일 “학내에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지 2시간 만에 학교 측에서 ‘철거’ 요청이 들어왔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부산대 민주동문회의 ‘조민 입학 취소 철회’ 현수막은 1주일째 붙어있다”면서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에 따르면 부산대 지부 소속 권현빈(24)씨는 지난 31일 오후 1시쯤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학교 안에 게시했다고 한다.

현수막에는 수년 전 조 전 장관이 트위터에 썼던 ‘최종 재판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초동 수사부터 대법원 판결 때까지 시민의 입, 손, 발을 묶어놓고 국가기관 주도로 사건의 진실을 농단하려는 수작이다’라는 글과 함께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나자신과의싸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산대 측은 2시간이 지난 같은 날 오후 3시쯤 권씨에게 전화를 걸어 “홍보물을 게시할 때는 학생과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학생이 붙인 게시물은) 허가가 안 났기 때문에, 철거한 후 허가 확인을 받아라”는 취지로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권씨는 “민주동문회 현수막도 마찬가지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학 측은 “(권씨의 현수막에 대해) 민원이 들어와서 그렇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부산대 민주동문회가 본관 앞에 붙인 현수막은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째 붙어 있다. 사진 권현빈씨 제공

부산대 민주동문회가 본관 앞에 붙인 현수막은 지난달 25일부터 1주일째 붙어 있다. 사진 권현빈씨 제공

신전대협 측은 민주동문회가 본관 앞에 부착한 현수막은 지난 24일 부산대가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한 직후 게시돼 지금까지 1주일 이상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현수막에는 ‘부산대학교는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결정을 철회하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부산대 학생과 관계자는 “학생이 부착하는 게시물은 학생과에서, 외부기관 게시물은 총무과에서 관리한다. 이번 경우는 학생의 게시물에 대해 민원이 들어와 학생과에서 처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무과 측은 민주동문회 측이 허가를 받지 않고 현수막을 게시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총무과는 현수막이 붙은 본관에 있다. 총무과 관계자는 “오늘(1일) 오전에 국민신문고에 관련 민원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처음 알았다”며 “허가받지 않은 현수막에 대해서는 철거가 원칙이니 내부 논의 후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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