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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멸망 '매드맥스' 보는 줄…하늘서 본 의성 쓰레기산 참담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문제를 미 CNN방송이 집중 보도했다. [2019년 CNN 홈페이지 캡처, 중앙포토]

2019년 경북 의성군에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문제를 미 CNN방송이 집중 보도했다. [2019년 CNN 홈페이지 캡처, 중앙포토]

코스모스·메밀꽃 씨 뿌려진 '쓰레기 산' 현장

쓰레기 산이 있던 자리. [사진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이 있던 자리. [사진 경북 의성군]

최근 경북 의성군 직원들은 4만여㎡ 규모의 커다란 한 야산 공터를 찾아 코스모스·메밀꽃 씨를 뿌렸다. 가을꽃이 야산 공터에 한가득 피어나기를 기대하면서다. 꽃씨가 뿌려진 곳은 2년 전 미국 CNN 방송이 보도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쓰레기 산'이 있던 바로 그 현장이다.

당시 쓰레기 산을 이룬 건 플라스틱·스티로폼·전선·비닐·고철 등 각종 폐기물이다. 무게는 20만8000여t. 쓰레기 더미 최대 높이가 15m에 달했다. 보도 후 의성군은 국비 185억원 등 예산 289억원을 들여 폐기물을 치워나갔다. 그렇게 20개월의 작업 끝에 올 2월 쓰레기는 정리됐다.

드론 띄워 기록 남겨 

쓰레기 산 정리를 시작한 의성군. [사진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 정리를 시작한 의성군.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군은 쓰레기 산을 치워가는 과정 중간중간 드론을 공중에 띄워 환경오염의 참담함을 기록으로 남겼다. 영상으로 된 '드론 샷'을 입수해 되돌아본 쓰레기 산의 모습은 멸망한 미래 사회 모습이 나오는 영화 '매드맥스' 한 장면 같았다.

어디서 피어오르는지 알 수 없는 희뿌연 연기. 각종 쓰레기를 잘게 부수는 대형 분쇄기. 쓰레기 잔해 속에 중장비가 쉴 새 없이 폐기물을 퍼 날랐다. 악취와 먼지, 물까지 뿌려져 말 그대로 쓰레기 산은 참담했다.

쓰레기 산 화재 당시 모습. [사진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 화재 당시 모습.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 쓰레기 산.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 쓰레기 산. [사진 경북 의성군]

환경오염의 주범인 쓰레기 산. 이 쓰레기 산을 정리하는 과정까지 환경오염, 세금 낭비의 연속이었다. 의성군 관계자는 "쓰레기를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으로 구분하고, 타는 것 중에서 열효율이 높은 것은 시멘트 공장으로 보내기도 했다. 쓰레기와 전쟁을 치른 거다"고 했다. 쓰레기 산은 정리됐지만, 여전히 현장은 초목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하다. 코스모스 등 꽃씨를 뿌려가며 관리를 시작한 이유다.

의성군, 법원 경매로 공터 매입 예정 

쓰레기 산 정리 후 남은 잔해물들. [사진 경북 의성군]

쓰레기 산 정리 후 남은 잔해물들. [사진 경북 의성군]

의성군은 쓰레기 산이 있던 업체 사유지인 공터를 조만간 법원 경매를 통해 매입기로 했다. 그러곤 '에코 그린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국비 등 8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훼손된 부지를 복원하고 곤충생태숲 등 생물서식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의성군 측은 “제2의 쓰레기 산, 제3의 쓰레기 산을 다시는 만들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교훈의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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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쓰레기 산은 7~8년 전부터 해당 부지를 소유한 폐기물 업체 관계자들이 쓰레기를 외부에서 실어오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쓰레기 산의 심각성이 외부로 알려진 건 2018년 12월 쓰레기 산에서 불이 나면서다. 이후 악취 등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전해졌고, 외신을 시작으로 국내외 매체들의 보도가 이어졌다. 지자체와 폐기물 업체 관계자들과의 법정 공방, 행정대집행 등의 방식으로 쓰레기 산 치우기가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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