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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질한 전자발찌 살인범…표창원 "거물 되려 계산한 행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하면서 취재진에 발길질을 하는 등 거칠게 항의한 것을 두고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계산적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차고 있다. 연합뉴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차고 있다. 연합뉴스

살인 및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는 31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강씨는 경찰에 연행돼 법원 출입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과 마주쳤다. 기자들이 “여성을 왜 살해했느냐”, “금전적 문제 때문인가” 등 질문을 하며 마이크를 들이밀자 강씨는 이를 왼발로 걷어차 바닥에 떨어졌다.

강씨는 이후에도 질문을 이어가는 기자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보도나 똑바로 해 개 XX야”, “기자들이 진실을 모르니깐 그러는 거 아니냐”고 외쳤다.

오전 11시21분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강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나”라고 묻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며 “사회가 X 같아서그런 거야”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프로파일러이자 전 국회의원인 표창원 소장은 강씨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극단적인 방어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31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전과 14범에 도저히 용서 못 받을 연쇄 살인을 저질러 이제는 교도소에 들어가면 못 나오니 굳이 속죄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자포자기 심정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라리 과거 보도된 지존파나 유영철 같은 인간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잘못한 게 뭐야. 너희가 문제’라며 사회를 탓하는 모습을 보이면 교도소 내에서 거물로 인정받고 편하게 지내리라는 계산 하에 나온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씨가 과거에 재판을 받을 때는 선처를 위해 ‘반성한다’고 했겠지만,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회로 탓을 돌리는 것이다. 반사회적인 독특한 특성이다”라고 말했다.

전과 14범인 강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후 지난해 10월부터 보호감호 재집행을 받던 중 올해 5월6일 출소했다.

이후 강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쯤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으며, 29일 오전 3시께 50대 여성을 차량에서 살해했다. 살해된 여성 2명은 각각 40대와 50대로 모두 강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는 같은 날 오전 8시께 경찰에 자수해 범행을 자백했고 곧바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강씨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31일 오후 5시께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살인 및 전자발찌 훼손 혐의를 받는 강씨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강씨가 구속됨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강씨의 얼굴·이름 등 신상 공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강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범죄사실과 관련한 강씨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고,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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