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못 죽여 한” 전자발찌 연쇄살인범…경찰, 신상공개 검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차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구속되면서 경찰이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강모(56)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가 구속되면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조만간 강씨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공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를 열 예정이다.

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 면담 및 정신상태 분석을 통해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범행동기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도 강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와 행적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경찰이 강씨 동선을 추적한 결과 그는 지난 26일 오후 3시 57분께 서울 송파구 오금동 한 철물점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데 사용한 절단기를 샀다.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기 약 5시간 전이다.

강씨가 27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몰았던 렌터카는 강씨가 25일부터 사용 중이었으며 지인을 통해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을 목적으로 이 차량을 빌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금전 문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법정 출석 전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보도나 똑바로 하라. 알지도 못하면서”라며 욕설을 하고 방송용 마이크를 걷어차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는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며 “사회가 X 같아서 그런(범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께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27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으며, 29일 오전 3시께 50대 여성을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