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발생한 강물로 재배한 농작물 독소에 오염될 수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16:59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와 경북 고령군 다산면 곽촌리를 잇는 강정고령보 일대 낙동강 물빛이 짙은 초록을 띠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와 경북 고령군 다산면 곽촌리를 잇는 강정고령보 일대 낙동강 물빛이 짙은 초록을 띠고 있다. 연합뉴스

녹조가 짙게 발생한 강물로 농작물을 재배할 경우 농작물이 녹조의 독소에 오염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아노박테리아 녹조 피해 토론회
이승준 교수 고농도 녹조 위험 지적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는 31일 오후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등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4대강 남세균 국민건강 위협 현황과 해결 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남세균 혹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는 여름철 녹조(綠藻, algal blooming)를 일으키는 원인 생물인데, 일부 종은 사람과 동물에 해로운 독소를 만들기도 한다.
시아노박테리아의 대표적인 독소는 마이크로시스틴(MC)이다.

이승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낙동강과 금강에서 MC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일 낙동강 달성보 선착장에서 취수한 시료에서 L당 5921 ㎍(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측정될 정도로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

지난 20일 강정고령보에서 채수한 녹조 시료. 강찬수 기자

지난 20일 강정고령보에서 채수한 녹조 시료. 강찬수 기자

그는 "녹조 독소가 쌀·콩·밀·상추 같은 농작물에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는 다양하게 있다"며 "독소 농도 10ppb의 물로 농사를 지으면 상추·당근의 성장이 저해되기도 한다"고 했다.
시아노박테리아가 상추 잎사귀에 붙어 자라고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서 독성물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시아노박테리아 독소는 마시는 물뿐만 아니라 공기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흡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물놀이를 위한 권장 기준을 8ppb로 제시하고 있고, 오하이오 주에서는 20ppb 이상에서는 물에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환경부 박재현 물관리정책관은 "조류 경보가 발령된 지점 인근 정수장에서 주 1~2회 측정을 하는데, MC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녹조 발생 때는 취수탑 부근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조류 농도가 낮은 수심에서 취수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관.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관.

박 정책관은 "정수장 수질 정보를 공개하고, 녹조 제거·모니터링 연구를 지속해서 해나가겠다"며 "에어로졸 형태의 독소 영향에 대해서도 추가로 연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충북대 환경공학과 조영철 교수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독성이 강한 MC-LR 대신 MC-RR의 비중이 높고, 농도가 훨씬 낮은 녹조 악취물질까지 100% 제거하기 때문에 먹는 물에서는 MC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 정수장 수돗물에서 MC가 검출된 것은 시설이 노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다만, 농작물이나 에어로졸에 의한 노출 문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31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북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경북도 독성물질 남세균(녹조) 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31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북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경북도 독성물질 남세균(녹조) 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송미영 경기연구원 부원장은 "환경부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며 "녹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희자 환경운동연합 생명의 강 특별위원회 낙동강위원장은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정책의 올바른 방향"이라며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대강의 보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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