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싸다더니 보증금 떼였다…吳 '박원순 사회주택' 감사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16:05

업데이트 2021.08.31 16:15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도입한 ‘사회주택’ 운영 과정의 문제점을 포착하고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회주택은 시가 비영리법인, 협동조합 등 민간과 협력해 주거 취약계층에 시세의 80% 이하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부실한 운영으로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고 입주자 보호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보증금 6100만원 못받아 소송까지

오세훈tv 영상 캡처.

오세훈tv 영상 캡처.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조만간 사회주택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의뢰에 나서는 한편 사업 재구조화에 들어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사회주택 사업에 총 2014억 700만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공급 실적은 목표인 4500호에 한참 못 미치는 2774호(61.8%)에 그쳤다.

실적부진이 이어지다보니 사업에 참여한 민간단체가 부도가 나 세입자들이 임대보증금을 떼인 사례도 있다. 2019년 A협동조합은 경영난으로 사업을 중단, 60여명의 입주자들이 보증금 4억여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간에 다른 조합이 사회주택을 인수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되었지만, 세입자 3명은 아직도 6100만원의 보증금을 받지 못해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임대료 기준 위반도…서울시, 감사 의뢰

‘임대료가 시세의 80% 이하이며 인상률 5% 이하’라는 기준을 어긴 사회주택도 상당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해 자체적으로 사회주택 209호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59건(28.2%)의 임대료 기준 미준수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시 조사 결과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을 비롯한 일부는 민간 임대주택과 임대료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1.4배~1.6배 높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임대료 기준을 지키지 않은 단체 3곳은 오히려 표창과 인센티브를 받는 등 사후 관리가 부실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또 일부 협동조합이 입주자에게 조합원 가입 및 출자금 납부를 강제해왔고 보고 있다. 실제로 B협동조합은 입주신청 자격 요건으로 조합 가입을 의무화했하고 30만 원의 조합 출자금도 부담하도록 했다. 조합에 가입한 기간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해 사실상 오랜 조합원들만 입주하기 유리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사회주택 단체들 "오세훈이 사실 왜곡" 반박

서울시 마포구의 한 사회주택.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 마포구의 한 사회주택.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사회주택 참여 단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70여개 단체가 가입된 한국사회주택협회는 전날 오세훈 시장에 대해 “왜곡보도와 사회주택의 정쟁도구화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앞서 오 시장이 유튜브 등을 통해 사회주택을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며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협회는 임대료 기준 위반에 대해 “위반 사례는 극히 일부이며 이미 오래 전에 시정조치가 진행돼 현재는 문제되는 업체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B협동조합이 입주자에게 조합 가입을 강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사전 협의된 내용”이라고 했다. 협회 측은 “누구나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게 해 누군가를 입주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며, 조합비도 관리비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를 벌이는 것은 사회주택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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