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처벌한 방송법 ‘합헌’결정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14:45

업데이트 2021.08.31 19:00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18년 12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18년 12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법률에 따르지 않고 방송 편성에 규제를 가하거나 간섭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방송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방송 편성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정현 전 의원이 자신을 처벌받게 한 방송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방송의 자유는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엄격히 보호되고, 방송에 대한 의견 개진과 비판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현행법상 마련돼 있어 방송 편성에 대한 간섭을 처벌한다고 해 과잉금지 원칙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정현 전 수석은 “헌재판결을 존중한다”며 “국가 기관들과 내 자신을포함 모든 사람들이언론자유의 존엄함과 엄중함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인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다룬 KBS 보도와 관련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항의하는 등 방송 편성에 간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전 의원은 김 전 국장에게 특정 뉴스 아이템을 빼거나 보도 내용을 바꿔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공영방송의 보도국장을 접촉해 방송 편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고 한 범행”이라며 “이 전 의원은 범행 자체가 민주주의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인식과 행위였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실제 방송 편성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1심보다 줄어든 벌금 1000만원을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이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이 이 전 의원에게 적용한 방송법 4조 2항은 법률에 따르지 않고 방송 편성에 규제를 가하거나 간섭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방송법이 지난 1987년 만들어진 이래 위 조항으로 기소돼 처벌받은 것은 이 전 의원이 처음이다.

이 전 의원은 2019년 7월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 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재판부가 이를 기각하자 같은 해 11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 전 의원은 방송법이 금지한 ‘간섭’의 개념이 불명확해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다른 언론기관과의 평등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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