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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색 규제’ 피해 한국·인도로…IPO 시장 판도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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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인도·인도네시아 등에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의 강력한 규제와 단속으로 중국 기술기업의 IPO 규모는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에선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30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8만19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3만9000원)와 비교하면 배 이상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38조원)은 기존 금융주 1위였던 KB금융지주(22조원)를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에선 전자상거래기업 부깔라팍이 지난달 말 IPO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회사는 IPO를 통해 15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당초 목표했던 금액(3억~5억 달러)을 크게 넘어섰다.

한국·인도·동남아 기술기업 IPO 조달액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인도·동남아 기술기업 IPO 조달액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인도판 ‘배달의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 배달업체 조마토는 지난달 인도 증시에 상장했다. 이 회사가 IPO로 조달한 자금은 13억 달러(약 1조 5145억원)에 이른다. 모건스탠리와 타이거 글로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았다.

인도에서 가장 큰 전자 결제 기업인 페이티엠은 IPO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IPO를 통해 1660억 루피(약 2조 6344억원)의 자금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온라인 보험회사인 폴리시바자도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IPO로 600억 루피(약 951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고투라는 업체가 올해 안에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차량 공유업체 고젝과 전자상거래 업체 PT토코피디아의 합병으로 만든 회사다.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250억~300억 달러로 전망한다. 국내에선 간편결제 업체인 카카오페이 등이 한국거래소의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한 뒤 공모주 청약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인도·동남아시아 기술기업이 이달 말까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78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IPO는 49건, 자금조달 규모는 3조1800억원이었다. 이 중 코스피 시장은 네 건에 2조1000억원, 코스닥 시장은 45건에 1조8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IPO를 통한 자금조달 1위는 SK바이오사이언스(9900억원), 2위는 SKIET(9000억원)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세운 앤트그룹의 IPO에 제동을 건 이후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나섰다. 중국 증시에 상장한 기술기업의 최근 시가총액을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40%가량 줄었다. 올해 해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최근 주가를 보면 네 곳 중 약 세 곳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에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IPO 추진을 중단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중국 증시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인도와 동남아 증시의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권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투자자들은 확실히 (중국 이외의) 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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