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與

야권선 일제히 “악법”…기자출신 이낙연 “남발 가능성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00:02

업데이트 2021.08.31 00:39

지면보기

종합 05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면서 대선 경선 국면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외 언론단체가 반대하는 이 법안 처리에 적극성을 드러낸 대선주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다. 지난달 29일 “제가 현직 기자라면 환영했을 것”이라고 말한 이 전 대표는 지난 26일 박용진 의원과의 토론에선 “언론도 때로는 폭력일 수 있다”며 “(이 법안을) 언론 피해 구제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본다면 시작은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구할 시민이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남발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재갈법’ 관련 여야 대선주자 주요 발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언론재갈법’ 관련 여야 대선주자 주요 발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관련기사

반면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위 조절을 해왔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지론이고, 5배는 약하다. 고의,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내면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며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나 그 이후 국회 문체위(지난 19일)와 법사위(25일)에서 통과될 때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제가 의원도 아닌데…”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다 27일 페이스북엔 “법률적인 지적들은 충분히 감안해서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야겠지만, 그것이 언론중재법을 보류하거나 미룰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며 강경으로 선회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언론개혁은 필요하지만 언론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기자들의 취재나 편집 활동을 제약하는 건 지혜롭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자 중 반대 의사를 공공연히 표명하는 이는 박용진 의원이 유일하다. 그는 “개혁의 부메랑 문제가 고민스럽다”라거나 “‘교각살우(矯角殺牛·흠을 고치려다 일을 그르친다)’가 될 수 있다”며 당 주류와 결을 달리했다. “언론의 자유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남이 나를 비판할 수 있도록 하는 그 권리를 열어놓는 것”이란 말도 했다. 출발부터 강성 지지층에 기대온 주자들은 “국민 80%가 동의한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언론중재법은 찬성”(김두관 의원)이라며 강행처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22일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재갈법”이라며 “권력 비리는 은폐되고 독버섯처럼 자라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헌 소송 ▶범국민연대 등 정치투쟁도 거론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언론중재법 규탄 1인 시위를 벌였다. 페이스북에는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봉쇄 소송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안전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언론악법’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지난 10일 야권 주자 중 가장 먼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KBS 노동조합의 언론중재법 반대 시위 현장을 찾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은 민주당 바짓가랑이 잡고 뒤에 숨지 마시라”(지난 20일)고 말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언론중재법은 민주당이 문 대통령에게 바치는 퇴임선물”이라고 꼬집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