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극’ 前 테라노스 CEO “전 남친이 학대” 주장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23:57

'테라노스'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 로이터=연합뉴스

'테라노스'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 로이터=연합뉴스

벤처 신화에 등극했다가 세기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가 옛 남자친구인 같은 회사 임원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재판에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홈스가 옛 연인이자 테라노스의 전 사장 겸 최고운영자 라메시 ‘서니’ 발와니로부터 10년간 학대당하는 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법원 제출 서류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홈스 측은 법원에 제출한 기록에서 발와니로부터 심리적·정서적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도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홈스 측은 발와니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언제 잠을 자고, 어떤 옷을 입는지 등을 통제했다는 입장이다. 또 발와니가 날카로운 물건을 던지거나 자신의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감시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런 홈스 측 주장에 발와니 측은 “명백하게 부인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홈스는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약 20년 연상인 발와니와 만났다. 이들은 테라노스에 임원으로 합류했고, 이사회나 직원들에 비밀로 한 채 은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홈스 측의 학대 주장과 관련해 재판에서 발와니로 인한 정신적 결함을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홈스는 희대의 사기극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테라노스를 설립했고, 지난 2012년 손가락 끝을 찔러 얻은 피 몇 방울로 260여개의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일명 ‘에디슨 키트’를 발표하면서 벤처업계 신화로 떠올랐다. 아울러 노란 금발과 검은 터틀넥 스웨터, 낮은 목소리 등으로 구축된 젊은 엘리트 이미지로 ‘차세대 스티브 잡스’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WSJ 등 언론 보도로 진실이 밝혀졌다. WSJ는 테라노스의 전 직원 등을 취재해서 에디슨 키트가 실제로 진단할 수 있는 병은 10여개 정도고, 그 외 질병은 이미 출시된 다른 기업의 기기로 가려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듬해 테라노스는 주식 시장에서 퇴출을 당했고, 홈스와 발와니는 투자자 및 환자 등을 상대로 한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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