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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5m 앞' 대면인터뷰한 女앵커 "나도 두렵다" 탈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간 TV채널 톨로뉴스에서 탈레반 간부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의 모습. 톨로뉴스 트위터 캡처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간 TV채널 톨로뉴스에서 탈레반 간부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의 모습. 톨로뉴스 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간부와 TV에서 첫 대면 인터뷰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던 여성 앵커가 아프간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아프간 TV채널 톨로뉴스의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가 아프간을 떠났다고 전했다.

아르간드는 지난 17일 탈레반의 미디어 담당 간부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와 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아르간드는 헤마드와 약간의 거리를 둔 채 아프간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옛 탈레반 정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로, 주요 언론사를 장악한 탈레반이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르간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백만명의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탈레반이 두려워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이 약속을 지키고, 상황이 나아져 내가 안전함을 느끼고 위협이 없다고 생각되면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때 아프간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설명했다.

톨로뉴스를 소유한 모비그룹의 대표 사드 모흐세니는 CNN 측에 아르간드의 사례는 아프간의 현재 상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명한 기자들이 모두 떠났다”며 “새로운 사람들로 그들을 대체하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여성들이 이슬람 체계 내에서 교육, 보건, 취업 등 모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여성 인권 탄압 사례는 계속해서 알려지고 있다. 탈레반의 조직원들이 요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에게 불을 질렀다는 등의 사례가 언론 보도를 통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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