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공심위 “조희연 기소해야”…조희연 “진술권도 안 줘”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18:14

업데이트 2021.08.30 18:19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소심의위원회(공심위)가 30일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기소하라고 권고했다. 특별채용 혐의에 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공소심의위 참석에서 배제된 조 교육감 측은 “수사 검사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판단한 결정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소심의위 재개최를 요구해 절차적 논란이 불거졌다.

'해직교사 특채 기소 결론'에 절차적 논란

전교조 해직 교사 4명 등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한 모습. 뉴스1

전교조 해직 교사 4명 등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한 모습. 뉴스1

공소심의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조 교육감의 주요 피의사실에 대해 심의를 진행한 뒤 “사건 관련자의 주요 피의 사실에 관해 기소 의견으로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과 함께 특채 실무작업을 한 혐의를 받는 서울시교육청 전 비서실장 A씨에 대해서도 기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수처는 지난 4월 조 교육감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국가공무원법위반)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조 교육감 사건이 공수처 ‘1호 사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소환해 조사했다.

공소심의위는 공수처의 공소제기(기소) 여부 및 공소 유지 등 공소 기능 전반을 검토·심의를 하는 자문 기구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변호사 9명, 법학자 2명 등 11명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날 심의위에는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 교육감 등에 대해 기소 결론을 내렸다. 공수처 공소심의위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출석하면 회의가 성립되고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는 모습.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는 모습.뉴스1

공수처 운영지침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자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공수처는 이날 결과를 반영해 조 교육감에 대한 최종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공수처 입장에선 외부 전문가 위원들이 기소 결론을 내줘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수처가 조 교육감 사건을 공수처가 1호 수사로 선정한 걸 두고 여당과 진보진영에선 거센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조 교육감 사건 수사에 대한 여권의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기소 의견을 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외부 자문 기관인 공소심의위가 기소 결론을 내면서 공수처가 수사 정당성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수처가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법상 공수처가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은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뿐이다. 나머지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이날 공소심의위 결정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논란이다. 조 교육감 측이 이날 오전부터 “공소심의위가 공수처 검사 측 의견만 듣고 피의자 변호인의 의견 진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 변호인 측은 심의위 기소 결론이 공개된 이후 “수사 검사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판단한 심의위원회 결정을 수긍하기 어렵다”라며 “변호인과 검사가 동등하게 의견 진술권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다시 공소심의위를 개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 측은 31일 공소심의위 재개최 요청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반발에 공수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수사팀은 위원들에게 수사 결과 요약 자료는 물론 수사 과정에서 조 교육감 측이 제출한 사실관계 및 법리 문제에 관한 변호인 서면 의견서를 제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공소심의위 자체에 피의자의 반론권을 보장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소심의위 운영지침에는 사건 관계인이나 그 변호인의 직접 출석이나 의견서 제출 가능 여부를 다룬 규정이 없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심의위에 검사의 주장에 대한 피의자의 방어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며 “지침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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