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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英, 카불에 '안전지대' 추진한다 … "인도주의 탈출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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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프랑스·영국 등이 3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유엔이 통제하는 '안전 지대(safe zone)'를 조성하자고 제안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엔이 통제하는 특정 지역에 한해서라도 아프간인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에 영국 등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28일 프랑스 주간지 르주르날드디망쉬를 통해서도 "유엔 통제 하에 카불 내 안전 지대를 마련해 사람들을 피난시키는 인도주의적 작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매우 중요하다. (안전 지대가 있으면) 비상사태 시 유엔이 나설 수 있고, 무엇보다 국제 사회가 탈레반을 압박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기가 28일 카불에서 이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항공기가 28일 카불에서 이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영국·미국·러시아·중국 등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30일 아프간 상황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26일 카불 공항에서 벌어진 참혹한 폭탄 테러와 잇따른 테러 위협으로 철수 시한이 이틀 남은 미국의 대피 작전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덴마크·네덜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27~28일 카불에서의 수송 작전을 끝냈다.

다만 독일과 영국 등은 작전 종료 후에도 육로를 통한 대피와 같이 탈출 지원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 회견에서 "군 작전 종료 후에도 탈레반에 위협받는 이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계속 돕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추가 대피를 위해 탈레반과 논의를 시작했다며 카타르도 협상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TF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과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이 탈레반을 아프간의 정식 통치자로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간에서 대피 작전을 수행해야만 하고, 실용적 관점에서 우리는 (탈레반과) 이런 논의를 해야만 한다. 이것이 인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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