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주영대, 도쿄패럴림픽 한국선수단 첫 金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13:44

업데이트 2021.08.30 16:51

결승에서 김현욱과 금메달을 다툰 주영대(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결승에서 김현욱과 금메달을 다툰 주영대(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김현욱 3-1로 이겨

세계랭킹 1위 주영대는 30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S1 등급) 결승에서 대표팀 후배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을 세트 스코어 3-1(11-8, 13-11, 2-11, 12-10)로 이겼다. 이 종목에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해곤 이후 21년 만이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고 아쉬워했던 주영대는 5년 만에 한을 풀었다. 2018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김현욱은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일 함께 땀을 을리는 동료지만, 두 선수는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대표팀 김민 코치가 주영대와 같은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이라 공정한 승부를 위해 경기장 안에 들어가지 않기도 했다.

워낙 서로를 잘 알아는 두 선수는 두 번이나 듀스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 4세트가 백미였다. 6-6, 7-7, 8-8, 9-9, 10-10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노련한 주영대가 패기를 앞세운 김현욱을 이겼다.

두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주영대에게 져 동메달을 차지한 남기원(55·광주시청)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기뻐했다. 한국이 한 등급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 사람은 시상대에 나란히 걸린 태극기 세 개를 보며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주영대는 "리우 때 못한 걸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애국가를 따라부르는데 울컥했다. 태극기 세 개가 올라가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했다. 남기원은 "태극기 세 개가 나란히 걸리니 뿌듯했다. 아마 나는 금메달을 땄으면 펑펑 울었을 거다"라며 웃었다. 김현욱은 "다같이 메달을 따고 웃어서 좋다. 다음번엔 더 준비를 잘해서 메달 색깔을 한 번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주영대는 운동을 잘해 체육 교사가 되려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경상대 체육교육학과 2학년인 1994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의 첫 번째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그는 PC 통신으로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했다. 컴퓨터 웹디자인을 공부해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주영대는 자신이 좋아했던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2008년 복지관에서 재활운동으로 탁구를 접했고, 빠져들었다. 선수로 뛰면서 탁구 행정가로도 활동했다. 탁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뤘다.

금·은 ·동메달을 휩쓴 김현욱 (왼쪽부터), 주영대, 남기원이 태극기를 함께 들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금·은 ·동메달을 휩쓴 김현욱 (왼쪽부터), 주영대, 남기원이 태극기를 함께 들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주영대보다 22살 어린 은메달리스트 김현욱도 선배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16살 때 낙상 사고로 장애를 얻은 그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고, 2018년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첫 패럴림픽 메달까지 거머쥐었다. 김현욱은 "탁구 덕분에 모든 도전에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사고 후 10년 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는 남기원도 "탁구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절망하지 않게 됐고, '장애를 입었지만, 이 길도 사는 맛이 나네'라는 마음을 갖고 살게 됐다"고 했다.

박진호(44·청주시청)는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24.5점을 쏴 둥차오(246.4점·중국), 안드리 도로셴코(245.1점·우크라이나)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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