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 골프숍] 골프화도 피팅시대...시다스 "같은 발자국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맞춤 인솔을 만들기 위해 발의 본을 뜨는 작업 과정. [사진 시다스]

맞춤 인솔을 만들기 위해 발의 본을 뜨는 작업 과정. [사진 시다스]

로익 데이비드라는 프랑스인은 1975년 미국 하와이에 갔다가 백사장 발자국 모양이 모두 다른 것을 발견했다. 이 다른 발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규격화된 신발을 이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데이비드는 발 모양에 맞는 커스텀 인솔(안창, 깔창) ‘시다스’를 만들었다. 일종의 신발 피팅이다. 그는 세계 77억 명 중 ‘같은 발자국은 없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다.

골프에서 신발은 중요한 장비다. 지면의 힘(중력)을 운동에너지로 전해주는 통로다. 국내 미드아마 고수인 최원철 삼원그룹 회장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면 골프화를 신고 다닌다”라고 했다.

신발은 같은 모델 같은 사이즈라도 높이와 너비, 모양이 약간 다르다. 한 사람의 발도 양쪽이 차이가 난다. 크기뿐 아니라 아치 높이, 유연성 등도 다르다.

시다스 인솔. [사진 시다스]

시다스 인솔. [사진 시다스]

차움 재활의학과 김덕영 교수는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발목인대 염좌,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을 유발하고 무릎, 고관절, 골반, 척추의 비정상적 정렬로 인한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치가 높은 발은 바닥과 닿는 면적이 좁다. 압력 분산이 적어 피곤하고, 발이 바깥쪽으로 쏠려 접질리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아치가 낮은 발은 체중이 안쪽으로 쏠려, 발목과 무릎의 안쪽 관절에 압박이 생긴다.

안창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치가 높으면 인솔을 통해 바닥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 잘 맞춘 안창은 아치 및 발뒤꿈치를 지지하고 보행을 편하게 해준다. 신체 정렬에 도움이 되고 안전성이 높다.

케임브리지대 고고학과의 중세 유골 분석 결과. 부유층일수록 발가락이 변형됐고 골절 흔적이 많았다고 한다. 14세기 귀족 남성들 사이에 뾰족한 구두가 유행이었는데 발이 불편하니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잦았다는 거다.

하이힐을 신는 현대 여성들도 발이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다. 골프 할 때 신발 피팅이 필요할 수 있다.

시다스는 처음엔 스키화에 적용했다. 맞춤 인솔을 깐 선수들의 성적이 확 올랐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시다스를 쓴 선수의 메달이 44개다.

인솔은 하이킹, 러닝 등 다른 스포츠로 확대됐다. 프랑스 대표팀을 비롯한 축구, 사이클, 골프 유러피언 투어 선수들도 이용한다. 프로야구 SSG, 프로 축구 수원 삼성 등 국내 팀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시다스의 인솔. [사진 시다스]

시다스의 인솔. [사진 시다스]

시다스 한국 본사 월터워커의 이홍규 대표는 “허리가 아파서 라운드를 9홀도 못했는데 시다스를 쓴 후 효과를 봐 회사 판권을 땄다”면서 “시다스는 재질, 경도, 두께, 강도 등 3만 가지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골프화는 접지력 이외에도 밀착감, 충격흡수, 힘의 분산이 필요하다. 체중이동도 중요하다. 앞발, 뒤꿈치, 옆면 등 발의 모든 부분을 자유자재로 사용해야 한다.

차움 재활의학과 김 교수는 “골프에서 발과 일체화된 신발을 신으면 발의 감각정보가 두뇌로 잘 전달된다. 향상된 감각 자극으로 발을 잘 쓰고 지면 반발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다스는 최나연과 최혜진 등이 이용한다. 이 회사에 따르면 “KLPGA 톱 10에 드는 선수들 상당수가 ‘조용히’ 시다스를 쓴다”고 했다.
최근엔 카본 섬유를 넣은 인솔 VKTRY 등 여러 브랜드가 나오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