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 함부로 버리지 말라…탄소 중립 비장의 카드 떠오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11:48

산업 현장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버려지던 폐열을 활용하는 전방위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던 시구가 떠오를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폐열을 사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거나, 온수 공급에 활용하며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방안이 ‘비장의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폐열 활용 발전 기술을 개발중인 포스코에너지의 자원순환 시설. [사진 포스코에너지]

폐열 활용 발전 기술을 개발중인 포스코에너지의 자원순환 시설. [사진 포스코에너지]

30일 에너지·화학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중소기업 이노윌 등과 함께 폐열을 활용한 발전 기술 개발에 나섰다. 포스코에너지가 사업화를 지원하고, 이노윌이 폐열 발전 시스템의 설계와 열교환기 설비의 제작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폐열 발전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해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를 가열한 뒤, 이 공기로 터빈을 구동해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폐열 발전은 물이나 물보다 낮은 끓는점의 유기물을 사용해 뜨거운 공기를 만들어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이었다.

포스코에너지가 개발에 나서는 폐열 발전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공기를 직접 가열해 터빈을 돌리는 ‘에어 터빈’ 기술이다. 에어 터빈 방식은 시스템 구성이 간단한 편으로 고효율에 유지 보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내년 2월까지 에어 터빈 폐열 발전의 기술과 경제성에 대해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제철소처럼 에너지 소비가 많아 폐열 발전이 가능한 시장부터 점진적으로 진출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폐열 발전을 활용한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을 확보하고, 폐열 발전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롯데케미칼 공장에 폐열을 활용해 생산한 온수를 공급할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사진 한화솔루션]

인근 롯데케미칼 공장에 폐열을 활용해 생산한 온수를 공급할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사진 한화솔루션]

다른 공장과 폐열을 나눠 탄소 중립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한화솔루션(케미칼 부문)은 다음 달부터 울산 3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롯데케미칼 용연 2공장에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공정 과정에서 생긴 폐열로 열교환기를 통해 95℃의 온수를 만들어 롯데케미칼에 보내고, 롯데케미칼은 공급받은 온수를 에너지원으로 냉동기를 가동해 전기 에너지를 절감한다. 식은 물을 폐열로 데워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1월 본격 가동 예정인데 연간 100만 톤의 온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승용차 430대에서 1년 동안 발생하는 분량의 이산화탄소 1500톤(tCO₂)을 감축할 수 있게 된다. 이동주 한화솔루션 울산공장장은 “폐열 활용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향후 산업단지 내 다른 기업들과도 협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폐열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블룸에너지의 전해조. [사진 블룸에너지]

폐열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블룸에너지의 전해조. [사진 블룸에너지]

폐열은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생산에도 활용된다.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이달 초 공개한 설비인 전해조(Electrolyzer)가 대표적이다. 전해조는 에너지로 물 분자를 분해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인데 블룸에너지가 개발한 것은 폐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전기만 사용하는 기존의 전해조와 달리 폐열과 전기를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최대 45%까지 적은 전력으로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와 협력해 개발했다.

오준원 블룸에너지코리아 대표는 “블룸에너지 전해조는 철강·화학·시멘트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산업과 탄소 중립이 어려운 중공업 분야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더 높은 효율로 수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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