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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건설공사 현장서 매년 122명 사망,절반으로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7일 오전 9시 45분쯤 경기 화성시 송산면의 공장 건설현장에서 샌드위치 패널 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이 8m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A씨(41)가 숨졌다. 다른 작업자 B씨도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작업자들은 공사 중인 건물 3층에서 외벽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샌드위치 패널 고정 작업을 하다가 동시에 추락했다. 사고 현장에는 받침대나 안전고리 등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현장 책임자들의 과실이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경기 지역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25일 오전 11시 20분쯤에는 과천시 갈현동 신혼희망타운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났다.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을 들어 올리던 중 크레인에 빔을 묶어 이어주는 섬유 소재의 벨트인 ‘슬링 벨트’가 끊어졌다. 이 사고로 철제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50대 작업자 C씨가 밑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6월 25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을 들어 올리던 중 슬링 벨트(크레인에 빔을 묶어 이어주는 섬유 소재의 벨트)가 끊어져 떨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50대 작업자가 밑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끊어진 슬링 벨트. 연합뉴스

지난 6월 25일 경기 과천시 갈현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을 들어 올리던 중 슬링 벨트(크레인에 빔을 묶어 이어주는 섬유 소재의 벨트)가 끊어져 떨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50대 작업자가 밑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끊어진 슬링 벨트. 연합뉴스

경기도는 30일 “도내 건설공사장 사고 사망자 수를 내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2017∼2019년 최근 3년간 연평균 도내 건설공사장 사고 사망자는 122명에 달한다. 이 중 약 60%인 72명이 50억원 미만 소규모 민간 건설공사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도는 내년까지 건설공사 현장 사고 사망자를 61명으로 절반 감축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상 민간 건설공사장 안전조치 미흡 등에 대해 도의 제재 권한이 없다. 이에 도는 광역자치단체도 건설공사장 안전 실태에 대한 제재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국토부 등에 관련 규정 개정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

경기도, 건설공사 안전관리 협력체계 구축  

상황이 이렇자 경기도가 건설공사장 안전강화를 위한 대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건설기술진흥법 개정 없이도 도는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통해 민간공사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며 문제 현장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연계 통보로 제재하기로 했다.

경기도청 청사. 경기도

경기도청 청사. 경기도

경기도는 30일 이를 위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국토안전관리원과 ‘건설공사장 안전 강화를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서면으로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추진 중인 ‘노동자 중심 건설공사 안전 혁신 방안’의 하나다. 기관 간 협력으로 건설공사 인·허가권자인 시·군의 안전 실태 확인·관리를 강화해 건설공사장 내 사고를 예방하기로 했다.

경기도 민관 합동점검→서울지방국토관리청 점검

이번 협약에 따라 일차적으로 경기도가 민간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점검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부실시공·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현장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2차 점검을 벌인다. 2차 점검에서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위법 등 문제 사항이 발견되면 서울국토관리청이 과태료·벌점 등 행정처분을 하게 된다. 또 시·군 인허가 담당자를 대상으로 벌점제도·기준 및 부과 방법 등을 교육해 벌점 부과 역량과 현장 안전·품질관리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박종근 경기도 건설안전기술과장은 “이번 협약이 민간 건설공사 인·허가자인 시·군의 안전관리 강화 의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 중앙-지방 협력강화로 노동자 중심 건설공사장 환경을 조성해 사고사망자 50% 감축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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