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군 홈런왕의 1군 안착기 LG 이재원

중앙일보

입력

LG 트윈스 이재원이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8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형종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LG 트윈스 이재원이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8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형종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 LG 이재원(22)이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재원은 2018년 LG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192㎝, 100㎏의 체격조건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을 갖춘 그는 강백호(KT)와 함께 서울고 시절 중심타선을 형성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홈런왕(13개)에 올랐다. 하지만 이재원은 2020년 1군 무대에선 20타수 1안타에 그쳤다. 전체 타석(22회)의 절반인 11차례나 삼진 아웃을 당했다.

이재원은 올 시즌 역시 퓨처스리그 홈런 부문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총 홈런 16개로, 부문 2위 김민혁(9개)에 크게 앞섰다.

지금은 2군을 비운 지 오래됐다. 이재원은 7월 5일 콜업돼 줄곧 1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에는 28일 기준 1군 15경기에서 타율 0.320(50타수 16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3개) 대비 삼진(16개)이 훨씬 많은 점이 여전히 약점이나, 홈런과 2루타 각 2개씩을 뽑아 강점인 장타력(0.480)으로 만회하고 있다.

최근 활약은 알토란 같다.

이재원은 지난 26일 잠실 삼성전 6회부터 대수비로 출전했다. 0-2로 뒤진 6회 2사 1, 2루 첫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 동점의 발판을 이어갔다. 또 3-2 살얼음판 리드 속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가 후속 이형종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이날 활약을 바탕으로 27~28일 이틀 연속 선발 출전했고, 타순도 8번(27일)에서 6번(28일), 그리고 5번(29일)까지 올라왔다. 이재원이 득점 상황에서 맹활약을 펼친 덕에 LG는 4연승을 이어갔다.

LG 이재원이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기록한 뒤 손목시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LG 트윈스]

LG 이재원이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기록한 뒤 손목시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LG 트윈스]

이재원은 27일 삼성전 0-1로 뒤진 7회 1사 1, 3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LG는 이후 7회 두 점을 더 뽑아 3-1로 이겼다, 28일 키움전에선 1-2로 뒤진 7회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쳐 2, 3루 찬스를 연결했다. 후속 저스틴 보어의 2타점 결승타의 디딤돌을 놓았다.

그는 1군 무대에서 쓴맛을 보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 주말 창원 NC전에서 통산 2호 홈런을 쳤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도 뭔가 하려고 덤벼들었다. 세게 치려고 하다가 오히려 결과가 안 좋았다"며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대타로 많이 나서 압박감도 컸다.

그는 "작년에는 출장 기회를 받으면 결과를 만들려고 신경 썼지만, 올해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면서 심적으로 편안해지고, 결과를 꼭 안 내도 피해만 끼치지 말자 생각한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웃었다. 지난 25일까지 득점권에서 개인 통산 1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재원은 최근 6경기에선 6타수 3안타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기쁨을 맛봤다.

이재원은 1군 경기를 통해 스윙 폭을 점점 좁혀가는 동시에 약점으로 지적된 변화구 공략에도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있다.

재활 중인 채은성이 복귀하면 이재원의 활용 폭이 좁아질 수 있다. 하지만 1년 전과 다르게 1군 무대에서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고 경험을 쌓았다. 이재원은 "솔직히 출전 욕심이 없진 않다. 그렇지만 내 욕심을 낼 건 아니다. 팀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