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거품" "당신 여당 후보야?" 野경선룰 말 험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5:00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대선 버스에 시동이 걸렸지만, 역선택 방지룰을 놓고 후보들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대선 경선 여론조사 문항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26일 정홍원 전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출범하자 당 일각에서 “선관위에서 역선택 방지룰 도입을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됐다. 급기야 29일에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 거친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역선택 방지를 운운하는 건 정권 교체를 포기하는 행위”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역선택 방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데, 자칭 ‘돌고래’가 시험 방식을 유리하게 바꿔 달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윤 전 총장이 지난 5일 정홍원 위원장과 회동한 것을 거론하며 “정 위원장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얘기가 파다한데, 윤석열 캠프 주장과 똑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선 “거품 지지율”이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진짜 역선택을 방지해야 할 곳은 따로 있다”며 “‘저 사람이 나오면 민주당 정권연장이 쉽게 된다’고 바라면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기획하듯 만들어놓은 윤 전 총장의 거품 지지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정 위원장은 입당 뒤 몇 분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과정에서 잠깐 찾아뵌 것”이라며 “경선룰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될 것이고 선관위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승민·홍준표 ‘반대’, 윤석열·최재형 ‘찬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역선택 방지룰 도입을 놓고 당 주요 대선 주자들은 반대(유승민·홍준표)와 찬성(윤석열·최재형)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처음 역선택 논쟁에 불붙인 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이다. 최재형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을 맡은 박대출 의원은 지난 17일 “역선택은 축구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인에게 국가대표 선수를 뽑아 달라는 것인데, 손흥민이 뽑힐 수 있겠냐”며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부동산 분야 정책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부동산 분야 정책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 캠프 측은 29일에도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혹시 민주당 후보인가”라며 “역선택 방지는 막강한 동원력을 가진 민주당 열성 지지자가 좌표를 찍고 경선 결과를 조작하는 걸 막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방지룰 도입이 필요하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내놨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선관위가 본선 경쟁력에 유리하냐를 기준으로 재검토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대한 강성 친문 지지층의 반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역선택 방지 장치를 두지 않으면 불리하다는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은 “응답자를 차별하지 않고 조사해야 후보의 중도 확장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논리로 역선택 방지룰을 반대하고 있다. 홍 의원은 25일 “후보가 확장성이 있는 것이 어떻게 역선택이 되느냐”며 “일부 후보들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주장한다고 해서 룰이 바뀐다면 경선판이 깨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층의 지지율을 선방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통화에서 “대선 기획·관리는 물론 책임까지 선관위에 전권을 줬다”며 “역선택 방지룰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지도부에서 공식 발언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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